사회 사회일반

"식당 주변엔 상춘객이 버린 쓰레기만"...자영업자 '한숨'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9 13:44

수정 2020.03.29 13:44

29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 입구 모습. 예년 이맘때보다 한산한 모습이지만,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이달 초에 비해 방문객이 늘었다고 인근 주민들은 말했다. / 사진=최재성 기자
29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 입구 모습. 예년 이맘때보다 한산한 모습이지만,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이달 초에 비해 방문객이 늘었다고 인근 주민들은 말했다. / 사진=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자영업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따뜻한 봄 날씨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봄 기운에 나들이객이 다소 늘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으로 식당을 찾는 고객은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오히려 나들이객이 늘면서 식당 입구나 근처 여기저기에 쓰레기만 남기고 떠나는 경우가 많아져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 일거리만 늘었다고 자영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나들이객 늘지만.."쓰레기만 버리고 가요"
29일 북한산 인근과 한강 공원 등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나들이객들로 다소 붐비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등산로와 산책로 등이 붐비는 것과는 별개로 근처 식당은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었다.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였다. '실외보다 실내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도시락을 준비해 오거나 간단한 요깃거리들로 식사를 해결하는 나들이객들이 늘면서다.

서울 강북구 북한산 초입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박모씨(49)는 "지난주부터 북한산을 찾는 나들이객들이 조금씩 늘긴 했지만, 근처 식당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나 간단한 간식거리를 파는 곳들은 그나마 방문객이 늘었다고 하는데 일반적인 식당은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북한산 입구의 식당가 앞에 생활 쓰레기가 정리돼 있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박모씨는 방문객이 다소 늘면서 식당 이용 고객도 늘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방문객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만 늘었다고 말했다. / 사진=최재성 기자
북한산 입구의 식당가 앞에 생활 쓰레기가 정리돼 있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박모씨는 방문객이 다소 늘면서 식당 이용 고객도 늘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방문객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만 늘었다고 말했다. / 사진=최재성 기자
박씨는 한동안 식당 영업을 멈추기도 했지만 식당 입구나 주변 관리가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식당 문을 다시 열었다고 했다. 그는 "여러 상황을 감안해 영업을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 식당 입구나 주변에 쓰레기를 두고 가는 등산객들도 있고 하다보니 폐허처럼 변해가는 것 같아 다시 가게 문을 열기로 했다"며 "가끔 방문하는 손님들이 반갑기도 하지만, 화장실 이용이나 쓰레기통에 쓰레기만 버리고 가시는 분들을 보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 공원 인근에서 노점을 운영 중인 김모씨(61)도 "매년 이맘 때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곳인데 정말 이렇게까지 장사가 안 될 수 있나 싶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북한산으로 향하는 등산로 입구 모습. 정돈된 생활쓰레기와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한 데 모여 있다. / 사진=최재성 기자
북한산으로 향하는 등산로 입구 모습. 정돈된 생활쓰레기와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한 데 모여 있다. / 사진=최재성 기자

■고충 한동안 이어질 전망
이같은 자영업자들의 신음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지자체가 인파가 모일 가능성이 높은 곳들을 중심으로 출입 통제에 나서면서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 28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석촌호수 진출입로를 전면 폐쇄했고, 영등포구 역시 다음달 1일부터 여의서로 봄꽃길 교통통제를 시작으로 보행로까지 전면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여의도 봄꽃축제를 취소한 데 이어 여의도 봄꽃길 전면 폐쇄를 결정했다”며 “‘봄꽃 거리두기’는 지역사회 감염 차단으로 코로나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널리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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