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의 찬란한 봄' 유채꽃 들녘도 갈아엎는 코로나19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7 12:18

수정 2020.04.07 12:48

서귀포시·가시리마을회. 8일 유채꽃 행사장 9.7ha 조기 제거
상춘객 몰려들자 코로나19 감염 차단 차원…내년 축제 기약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사진=제주관광공사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사진=제주관광공사

[제주=좌승훈 기자] 코로나19가 제주의 찬란한 봄을 상징하는 유채꽃 들녘마저 갈아엎고 있다. 서귀포시는 매년 제주유채꽃잔치가 열리는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인근과 녹산로 주변에 식재된 유채꽃밭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초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데도 유채꽃을 관람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서귀포시와 가시리마을회는 7일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주변 9.5ha의 유채꽃 광장과 녹산로 일대에 식재된 유채꽃을 제거한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강남 미국 유학생 모녀처럼 코로나19 증상 발현에도 제주여행에 나서 모녀가 다녀간 20곳이 임시 휴업하고 97명이 자가 격리되면서 막심한 사회적 비용과 정신적 피해를 치른 것도 한몫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를 두고 “어려운 시기를 힘겹게 버티고 일상생활을 희생하면서 방역에 참여하고 계시는 도민들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나 다름이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채꽃 제거작업은 대개 유채꽃축제가 끝난 후인 4월 말에서 5월 초에 이뤄져 왔으나, 올해는 시기를 앞당겼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유채꽃축제 행사장 [사진=제주유채꽃축제조직위원회/fnDB]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유채꽃축제 행사장 [사진=제주유채꽃축제조직위원회/fnDB]

서귀포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함께 지역 대표 관광자원인 유채꽃 제거작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며, 관람객 유입 상황과 코로나19 확산 도내 추이를 감안해 8일 오전 제거작업에 나서기로했다. 작업시간은 차량통행과 관람객 안전을 고려해 이른 아침에 진행된다.


서귀포시와 가시리마을회는 유채꽃 개화에 맞춰 관람객 안전을 위해 유채꽃 광장과 녹산로 주변에 동선 안내원·화장실 환경정비요원 4명을 배치한 가운데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조랑말타운과 공중화장실에 대한 주기적 방역과 마스크 착용 홍보활동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노력해 왔다.

고철환 서귀포시 관광진흥과장은 "제38회 제주유채꽃축제를 위해 지난해 9월 유채를 파종하고 유채꽃축제 준비에 진력했으나, 뜻하지 않게 코로나19 사태로 축제가 취소되고, 유채꽃 광장도 정리하게 됐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유채꽃밭을 없애기로 결정된 만큼 도민가 관광객들에게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유채꽃을 갈아엎는 바람에 내년에 심을 꽃씨를 수확할 수 없게 된 서귀포시는 다음 축제 꽃씨 모종은 별도 예산으로 살 예정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