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잃고 앞으로 내디뎠을 뿐 무릎으로 치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일본인 여성을 모욕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제2형사부(부상준 부장판사)는 7일 상해, 모욕 혐의로 구속기소된 방모씨(34)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방씨는 지난해 8월 23일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일본인 여성 A씨(20)를 모욕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방씨는 당시 A씨의 머리카락을 잡는 등 폭행하고 성인 배우에 빗대 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3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는 자신의 잘못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 양국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방씨 측 변호인은 상해 혐의를 부인하며 1심의 판결이 사실오인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방씨가 A씨의 머리카락을 잡았을 때 중심이 흔들려서 한발 앞으로 간 것일 뿐 결코 무릎으로 얼굴을 가격하지 않았다"며 "원심에서 증인도 '얼굴을 가격한 것을 봤냐'는 질문에 '얼굴은 치지 않았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도 머리를 부딪치는 느낌이 컸다고 진술했지 무릎으로 가격 당했는지에 대해선 불분명하게 진술했다"며 "병원 검사 결과에서도 눈에 띄는 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모욕 혐의에 대해선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양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휴대폰 케이스를 판매하던 방씨가 일본인이 방문하자 같이 사진 찍자고 했는데 피고인이 외모를 비하하여 참지 못해서 욕을 했다"며 "방씨는 합의를 위해 메시지를 보내는 등 노력했지만 수사 초기에 구속되면서 합의를 더 진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방씨 역시 "저는 사건 당일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했고 다쳤으면 나중에 전화하라며 연락처를 남겼다"며 "피해자가 일본에 가 있었기 때문에 합의를 하고 싶어도 합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방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오는 5월 7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