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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10채 중 6채 3040이 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7 18:32

수정 2020.04.07 18:32

2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조사
강남3구선 3040 비율 더 높아
규제에도 서울 집값 계속 상승
내집 마련 불안감에 속속 구매
코로나 이후 비율 더 늘 가능성
서울 아파트 10채 중 6채 3040이 샀다
3040세대의 주택매매가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30~40대의 주택구입 비율이 더 늘었다. 실제 지난 2월에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 10채 중 6채는 3040세대가 사 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기준으로 30~40대 주택구입 비율이 감소한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또한 강남3구의 3040세대 아파트매매 비율은 서울 평균치에 비해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3040세대의 주택매매 추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더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절대적인 아파트 거래량 감소는 뒤따르겠지만, 세대별 매매비중에서는 투자수요가 빠지며 50대 이상의 비중이 줄고, 실수요가 주도하는 중저가 매매가 늘어나 자연스럽게 3040세대의 아파트 매매 비율도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다.

■서울 3040 매매 58.1%→59.2%→60.5%

7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 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전국 아파트매매 거래는 총 8만7642건으로 이중 30대는 2만1106건을, 40대는 2만4875건을 매매했다. 3040세대의 매매건수는 4만5981건으로 전체 연령층 가운데 52.4%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달 서울의 총 아파트매매는 9522건으로 이중 3040세대가 5762을 매매했다. 거래 비중으로는 60.5%로 전국 기준을 상회한다.

최근 몇 달간의 추이를 보더라도 3040세대의 매매비중이 전국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54.4%에서 올해 1월 54.2%, 2월 52.4%로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서울은 같은 기간 58.1%→59.2%→60.5%로 늘었다.

강남3구는 이 비율이 더 높았다. 올해 2월 강남구의 3040세대 아파트 매매비중은 65.2%였고, 서초구가 62.9%, 송파구가 61.9%를 기록했다.

■집값상승·공급부족이 부추긴 수요

시장에서는 서울이 지방에 비해 3040세대의 주택매매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를 지난해를 포함해 이어졌던 서울의 집값 상승에서 찾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집값이 계속 오르고 공급은 한정적이라 더 늦으면 더 오른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예비 수요(실수요)를 자극했고, 게다가 잇단 규제에도 집값이 오르고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것을 본 30~40대의 가장들이 부동산 상승장에 뛰어들었던 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19에 의해 재편되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3040세대의 주택매입이 계속 늘어날지를 놓고는 의견이 갈렸다.

■실수요 재편땐 3040 비율 더 늘 수도

일부에서는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겠지만 매매비중에서 3040세대의 비율은 여전히 유지되거나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주택자의 투자수요는 강남을 중심으로 빠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투자수요가 몰리는 재건축 등은 거래자체가 급격히 줄고, 15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역시 급매를 중심으로 소화되는 수준이다.

반면 6억원 이하의 거래는 활발히 일어나며 코로나19 위협에도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아파트값은 승승장구 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지난 3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구의 주택 매매가 변동률이 각각 -0.20%, -0.17%, -0.13%를 기록하는 동안 노원구는 0.38%가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도봉구와 강북구도 같은 달 0.28% 상승했다.


■하락장 예상 대세가 되면 '관망세'

하지만 전문가들은 3040세대의 부동산 매매가 오히려 축소될 요인도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집값이 장기간 급등을 거듭하면서 '내 집 마련의 불안감'에 밀린 수요자들이 집값 하락을 기다리며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고, 경기위축과 대출규제가 맞물린 여건에서 3040세대가 빚을 내서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기에는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함 랩장은 "시장에 풀렸던 유동자금과 젊은 층의 목돈이 폭락 후 반등을 노리는 금융시장으로 쏠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저가 실수요가 부동산 시장의 방향을 정하기는 하겠지만, 향후 코로나19 정국이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거나 부동산 장기하락에 힘이 실리면 전세에 눌러앉는 경우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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