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ELS 마진콜 충격, 증권·카드사 유동성 위험 가져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9 16:06

수정 2020.04.10 15:00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충격은 증권사, 카드사 등 국내 금융사 전반의 유동성과 자산건전성에 영향을 주며 신용도까지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 지수가 급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증거금 납입을 증권사에 요구하는 마진콜 여파가 컸다.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증권사가 채권을 대거 매도하면서 채권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불러왔고 카드, 캐피탈사들의 유동성 위험으로 전이했다.

■증권사 ELS 쇼크, 유동성 경색에 유동화증권 차환위험 ↑
김영훈 한신평 연구원은 9일 '크레딧 이슈 점검' 주제로 열린 웹세미나에서 "ELS 마진콜 발생으로 파생상품의 헤지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대형 증권사의 경우 1조원 이상의 증거금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 내 밀려든 증거금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증권사는 기업어음(CP) 발행을 급격히 늘렸고 환금성 높은 채권을 대규모로 매도했다"면서 "이에 조달금리가 급증하고 유동성 경색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증권사들은 ELS 조기상환 지연으로 인한 지속적인 헤지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규 ELS 발행 중단으로 판매수익 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증거금 대응을 위한 유동성 추가 확보에도 나서야 하는 부담도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동화증권 차환 위험도 불거졌다. 증권사가 신용공여한 유동화증권은 일반적으로 3개월 이내 차환발행하는 구조로 미매각 시 증권사가 매입해야 한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중 만기도래하는 단기 유동화증권(ABCP, ABSTB) 잔액은 약 29조원으로 파악된다. 그는 "이러한 유동화증권은 올해 2·4분기 중 증권사의 유동성 부담을 가중시킬 잠재적 위험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대형사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한 고위험 투자도 손실 위험이 대두한 점도 우려사항이다. 고위험 투자는 자체헤지 파생결합증권, 우발부채, 대출금, 펀드(집합투자증권) 등으로 2015년 12월 말 58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127조7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위기상황에서 유동성 대응능력, 자본적정성 훼손 등의 문제가 부각되는 경우 증권사들의 신용도 하향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되면 카드, 캐피탈사 자산 부실 가능성 높아
코로나19 충격은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수익성, 유동성, 자산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카드대금 결제 감소 등은 단기적으로 이들 금융사에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험을 가져오고 장기적으로 자산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여윤기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카드사들의 결제실적은 감소했다"면서 "또 자금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위험도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해 실물경기가 침체한다면 카드대금 연체가 증가하면서 자산부실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한카드와 롯데카드가 경쟁업체 대비 고위험 카드대출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또 고위험 카드대출에 대한 부실완충력은 우리, 하나, 롯데카드가 대형사 대비 열위하다고 덧붙였다.

또 코로나19가 가져온 금리의 급락은 보험산업의 역마진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금리하락, 주가지수 등 주요 투자자산 가격의 하락은 변액보증준비금 부담 또한 증가시킬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 외 손보사들이 주로 투자한 항공기, 호텔, 선박 등 해외대체투자 자산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어 한신평은 이들 해외대체투자자산의 건전성 저하 여부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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