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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생산 차질에… 국내 MLCC업계 반사이익 기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0 17:09

수정 2020.04.10 17:09

코로나에 중·일 공장 멈추고 고객사 재고 확보로 수요 늘어
국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계가 코로나19 확산 사태에도 올 1·4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유사하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차질이 발생하지 않은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LCC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판매 부진을 우려하고 있지만 주요 고객사들의 선제 재고 확보가 진행되면서 업체들이 비교적 괜찮은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데이터서버와 네트워크용 제품 수요가 커지면서 MLCC의 시장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가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 등으로 최근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MLCC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대만의 MLCC 제조사인 아게오와 월신테크놀로지의 지난달 매출이 지난 2월보다 약 30~50%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중단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이로 인해 지난달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해 지난달엔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매출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MLCC 시장의 재고가 상당히 감소한 상태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들의 중국 공장이 코로나19 사태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MLCC 1위 업체인 일본 무라타제작소의 후쿠이현 공장도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에 생산라인이 일시 가동 중단된 바 있다. 중단 시기는 짧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에 일부 업체들의 경우 가격을 30~40%가량 인상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차질이 발생하지 않은 삼성전기 등 국내 업체들의 경우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이에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실적 전망을 보면 삼성전기는 올 1·4분기 매출액 2조287억원과 영업이익 15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2조1306억원, 영업이익 1903억원에 비해 각각 2.8%와 18.9% 감소한 수치지만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당초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주요 수요처인 스마트폰 시장이 판매 부진을 겪고, 자동차업계의 생산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전장용 제품 판매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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