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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고양시 ‘코로나19 성전’ 수행…민관군 한마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2 14:21

수정 2020.04.12 14:21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제공=고양시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제공=고양시


[고양=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할머니와 손녀가 고양시 행정복지센터로 찾아와 5만원짜리 2장-1만 원짜리 5장-1000원짜리 6장과 동전으로 가득한 비닐봉투를 내밀며 손녀가 몇 년 동안 모은 저금통을 깨서 좋은 일에 쓰고 싶어 가져왔다고 말했다. 인적사항을 묻자, 할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코로나19로 다들 힘든데 좋은 일에 써 달라”고 말한 뒤 돌아섰다.

80대 노인은 공적마스크 판매약국에 와서 KF94 보건용 마스크 24장을 건네며, 구입 조건이 안 되는 시민에게 나눠주고 싶어 집에 있는 잔여분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약사는 기초생활수급자의 마스크 기부는 예상치 못한 감동을 줬다고 말했다.

70대 노인은 민원창구에 들러 저소득층과 영세사업자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기부금을 기탁하고, 다른 시민은 병원에 요구르트를 배달하는 아주머니 편에 손글씨 편지를 들려 보내, 의료종사자를 응원했다.


1월26일 고양에 전국 3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고양시는 익명의 기부천사를 비롯해 공직자-의료기관-시민사회단체-시민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코로나19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고양시는 자치단체 중 가장 빠르게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차별화된 코로나19 대응책을 펼쳐왔다. 특히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 운영에는 세계가 주목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12일 “지금 우리 시는 공직자와 의료종사자, 107만 고양시민이 한마음으로 코로나19와 싸워 이겨내는 중”이라며 “비록 힘들고 고된 시간이지만, 우리에겐 코로나19를 충분히 이겨낼 만한 성숙한 시민의식과 차별화된 고양시만의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양시민 할머니와 손녀가 건넨 비닐봉투.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민 할머니와 손녀가 건넨 비닐봉투.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안심카 선별진료소.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안심카 선별진료소. 사진제공=고양시

◇ 고양 안심카(Car) 선별진료소, 세계가 극찬

고양 안심카(Car) 선별진료소는 차를 탄 채로 ‘문진→ 검진→ 검체’ 과정을 간편하게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선별진료소다. 기존 보건소-병원의 선별진료소는 자차 또는 구급차 이동→ 대기공간에서 접수 및 대기→ 진료실에서 진료 후 검사까지 과정에 최소 30분에서 최대 2시간까지 소요된다.

반면 고양 안심카 선별 진료소는 승차한 채로 모든 검사과정이 10분 이내로 단축된다. 그 바람에 일반 진료소는 시간당 2건, 하루 20건 정도 검체 채취가 가능한 일반 진료소와 달리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는 하루 400건 이상 검진을 소화한 적도 있다.

특히 1500만원을 들인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는 1곳당 8억7900만원을 투자한 경기도의 음압기 탑재형 컨테이너 선별진료소와 비교했을 때 ‘가성비’ 차이가 확연하다.

이런 특성과 장점은 CNN-NYPOST-NBC-ABC-AFP 등 해외 유명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고양시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진료 수범도시로 떠올랐다. 실제로 국내 자치단체는 드라이브 스루 형식의 선별진료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 민관군 협력체계 드라이브 스루 성공 ‘견인’

2월23일 코로나19 위기대응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되자, 고양시는 진료시간이 오래 걸리고 감염 위험이 있는 보건소 선별진료소보다는 넓고 탁 트인 곳에서 빠르게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 주목했다. 24일 드라이브 스루 방식 도입을 전격 결정하고, 26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 운영을 개시했다.

‘낯선’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성공한 데는 의료진 등이 참여한 민관 협력과 자치단체의 빠른 의사결정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된다. 보건소는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의료인력을 안심카 선별진료소에 투입했고, 매일 2~3명씩 의사들이 현장에 투입됐다.

진료소 외부는 경찰과 자원봉사자가 검진을 위해 출입하는 차량을 안내하고, 군부대 의료진 협조로 진료 및 검체 체취과정은 보다 신속하게 진행됐다.

◇ 상수도 연결 손세정대 설치…화상진료 도입

고양시는 안심카 선별진료소 외에도 독창적이고 다양한 대응책을 실행했다. 화상진료를 도입해 감염 위험을 차단하고 방역복을 갈아입고 소독하는 시간을 줄여 신속한 진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거리 곳곳에 손세정제를 비치하고, 행인이 많은 16곳에 상수도를 연결한 손세정대를 설치해 시민의 손 씻기 생활화도 도모했다.

집단감염 차단을 위해 관내 노인요양병원-노인요양시설-정신병원의 신규입소자(2월20일 이후 입소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도 실시하고, 버스터미널-KTX행신역 등 지역 관문에도 발열체크 시설을 운영해 지역감염 차단에도 선제 대응했다.

고양시 꽃선물하기 캠페인.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꽃선물하기 캠페인.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드라이브 스루 농산물 판매장'.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드라이브 스루 농산물 판매장'. 사진제공=고양시

◇ 수도요금 50% 감면…꽃 선물 주기 캠페인 전개

고양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도 적극 펼치고 있다. 수도요금 50% 감면정책을 발표해 6만여개 기업 등에 도움을 주고, 200억원 정도의 대출금리도 50% 인하했다.

일자리기금 100억원을 조기 집행해 단기일자리 및 알바500 고용 등에 사용하고, 재산세-지방소득세 징수유예를 6개월 연장해 기업 부담도 완화했다. 설 명절을 맞아 실시한 ‘고양페이 10% 인센티브 지급 특별이벤트’ 기간도 7월까지 연장 실시하고 있다. 1인당 구매한도를 월 100만원까지, 구매금액 10% 인센티브 지급도 최대 10만원 그대로 유지해, 고양페이 이용자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소비심리 회복에 마중물로 활용하고 있다.


2월14일 밸런타인데이부터 3월14일 화이트데이까지 한 달 동안 ‘초콜릿과 사탕 대신 꽃 선물 주기 캠페인’을 전개해 지역 화훼농가 살리기 운동을 추진하고,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제공하는 ‘드라이브 스루 농산물 안심판매장’도 개발해 농가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앞장섰다.

한편 고양시는 해외 입국자 중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킨텍스 캠핑장에 선별진료소와 격리수용시설을 마련하고, 4월1일부터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가족, 지역감염을 막기 위해 감염약자와 해외 입국자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107만 고양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한 발 앞선 고양시만의 정책들이 코로나19 조기 극복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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