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분담금 5배 인상안 요구
치적 홍보하기엔 모자라는 수준
사실상 한미 잠정합의안에 거부
돌파구 마련하기 어려울 전망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한민국이 제시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13% 인상안에 퇴짜를 놓은 것으로 알려지며 '제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조속한 타결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트럼프는 그동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을 주장해 왔다. 협상 5개월여만에 제출된 안이 거절당하면서 최종 타결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치적 홍보하기엔 모자라는 수준
사실상 한미 잠정합의안에 거부
돌파구 마련하기 어려울 전망
■"트럼프, 13% 인상안 거부"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국측은 전년 대비 최소 13% 인상을 골자로 한 방위비 분담금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이번 결정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 NBC 방송은 폼페이오와 에스퍼 장관이 3월 31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사태를 막기 위해 백악관을 찾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두 장관이 우리측 제안에 동의했는 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트럼프의 거절 이후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일 정경두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방위비 분담금을 압박했다. 로이터는 "당시 에스퍼 장관이 정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훨씬 더 큰 한국의 분담금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협상의 신속한 타결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정 장관은 SMA 타결 이전이라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가 수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에스퍼 장관은 정 장관과의 통화 후 트위터에 "공정하고 균형 잡히고 포괄적인 합의에 신속히 서명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글을 올려 우리측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지난 2일에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김칫국을 마시다'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제 11차 SMA 회담후 방위비 인상안이 트럼프의 사인직전까지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 1일에는 정부내에서 양측이 10% 안팎의 인상률과 협정기간 5년에 잠정합의했다는 설까지 나왔다. 이번에 공개된 13% 인상안과 엇비슷한 규모다. 양측 협상단 어느 정도 합의한 것으로 관측되지만 결국 트럼프라는 장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결국 전년대비 5배 이상에서 시작한 트럼프의 생각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는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한국에 요구한 분담금 액수를 조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도 미국의 대선 국면으로 인해 현 상태가 장기 교착화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지난 11일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동맹국들이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고 더 기여해야 한다는 기대를 분명히 해왔다"며 "파트너인 한국과 함께 상호 이익이 되고 공평한 합의를 이뤄 먼 미래까지 나아갈 수 있는 동맹 강화와 연합방위를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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