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냉전시대 이어 계속되는 美-中 체제경쟁… 우주개발 앞당기고 과학기술 끌어올렸다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2 17:14

수정 2020.04.12 17:14

창어4호 감시카메라에 촬영된 탐사차량 위투(옥토끼)의 모습. 뉴스1
창어4호 감시카메라에 촬영된 탐사차량 위투(옥토끼)의 모습. 뉴스1
【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국가별 체제논쟁은 획기적인 기술 발전을 낳는 기폭제기 됐다. 미국과 러시아(옛 소련)·중국 사이의 체제논쟁은 서로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해 과학기술과 군사 등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역사가 이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것이 냉전시기다. 1957년 10월4일 구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하면서 우주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하지만 1969년 7월21일 미국은 아폴로 11호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착륙시키며 반격했다.

주고받았던 체제경쟁이 꿈의 영역이었던 '우주시대'를 본격적으로 개막시킨 것이다. 우주개발을 위해 창공으로 쏘아올린 로켓의 활용도는 미지의 지역 탐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로켓에 무엇을 탑재하느냐에 따라 그 쓰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양 강대국이 로켓에 탐사선 대신 탄두를 장착하면서 대륙을 넘어 적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로 이어졌다. 냉전시대에 군사기술 발전이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바다 속으론 잠수함 전도 치열했다.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은 북극해에 항상 전략핵잠수함을 순찰시켰고 상대국보다 진보된 군사장비와 기술을 수시로 선보이며 체제를 자랑했다.

1991년 구소련의 붕괴가 일어난 이후에도 체제경쟁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 검증을 중국이 이어받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미·중 양국 역시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체제경쟁에 집중했고 우주과학이 그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십 년 늦게 우주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격차만큼 우주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른바 '우주굴기'다.

중국이 우주를 향해 독자개발 첫 로켓을 쏟아 올린 것은 1970년 '창정1호'와 인공위성 '둥팡홍 1호'를 각각 발사하면서다. 이후 1999년 첫 우주선 '선저우 1호'를 띄우며 우주전쟁에 뛰어들었다. 2003년에는 중국 최초 우주인 양리웨이가 나왔다. 2007년엔 탈 탐사선 '창어 1호', 2011년엔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1호'를 각각 발사했다. 지난해 1월에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도 성공했다.

미국도 가만있지 않았다. 미국은 내년 7~8월 역대 최대 탐사선인 '마스 2020'을 화성에 보낸다. 마스 2020은 NASA의 차세대 임무로, 화성에서 과거 미생물 생명체의 징후를 찾고 화성의 지질과 기후를 조사할 계획이다. 마스 2020는 지구를 출발하면 7~8개월 뒤인 2월18일에 화성에 착륙하게 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작년 말 캘리포니아에서 마스 2020로버의 첫 주행을 마쳤다.

미중 경쟁은 우주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중국 업체 '화웨이'로 상징되는 5G이동통신, 반도체, 스마트폰 운영체제 등 과학기술 경쟁도 가속화 중이다. 중국의 일대일로(신 실크로드 전략), 제조업 20205도 미국과 주도권 경쟁에서 등장했다.
최근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치료할 백신 개발을 놓고도 미중 양국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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