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목포 의대유치 핫이슈 부상...제로섬 게임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3 18:42

수정 2020.04.13 18:42

윤소하 후보가 13일 목포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갖고 "목포대 의대를 선거에 팔아먹은 민주당의 파렴치한 행태를 규탄한다"며 "김원이 후보는 그동안 목포시민을 우롱한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윤소하 후보가 13일 목포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갖고 "목포대 의대를 선거에 팔아먹은 민주당의 파렴치한 행태를 규탄한다"며 "김원이 후보는 그동안 목포시민을 우롱한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목포=황태종 기자】호남권 대세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5선에 도전하는 '정치 9단' 민생당 박지원, 원내대표 출신의 정의당 윤소하 후보가 맞붙는 전남 목포시 선거가 점입가경이다.

3명 후보 모두 저마다 우세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최대 이슈인 의과대학 유치를 놓고 삭발강행, 후보사퇴 주장, 집권여당 수행론 등 한 치의 물러섬 없는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전남 서부권인 목포와 동부권인 순천이 의대유치를 두고 '소지역갈등'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소병철 후보와 동남권 의과대학 설립 정책협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져 의대유치가 선거 막판 핫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13일 전남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를 이끌고 있는 '친문 핵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전날 소병철 후보 지원을 위해 순천을 찾았다.

양 원장은 이날 소 후보 선거사무소에 정책협약식을 열고 △순천선거구 원상 회복 및 분구 추진을 위한 정책 연구 협력 △전남 동남권 의과대학 설립 및 응급의료센터 기능보강 확대 협력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정책 연구 등을 약속했다.


양 원장은 "제가 민주연구원장 자격으로 이 자리에서 협약을 한 것은 힘있는 집권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소병철 후보와 함께하고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강력한 의미로 해석해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원장의 이날 발언이 알려지자 목포 선거판은 말그대로 난리가 났다. 더욱이 지난 3월 29일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순천을 찾아 의대 설립이 포함된 전남 동남권 후보 공동정책 이행협약식을 개최해 목포 의대유치를 추진해 온 야당 후보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어 파문은 더욱 컸다.

이에 김원이 후보는 12일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목포대 의과대학, 대학병원 유치 문제는 교육부 국가 용역까지 마치고, 결실을 목전에 둔 상황"이라면서 "흔들림 없는 목포대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유치를 힘있는 집권여당 김원이가 반드시 해내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야당 후보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급기야 윤소하 후보는 13일 목포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갖고 "목포대 의대를 선거에 팔아먹은 민주당의 파렴치한 행태를 규탄한다"며 "김원이 후보는 그동안 목포시민을 우롱한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지원 후보도 성명서를 내고 "집권 여당 중앙당 핵심 관계자들이 순천을 2번이나 방문해서 순천대 의대 유치 정책 협의를 한 것이 말장난이란 말인가. 민주당이 김원이 후보를 버리고 순천으로 의대를 몰아주겠다는 뜻이다"면서 "민주당이 버린 무능한 후보, 순천에 의대를 뺏긴 힘 없는 후보, 김원이 후보는 목포시민께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 원장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더불어민주당과 민주연구원은 집권당 그리고 집권당 싱크탱크로서, 목포 지역 의대 및 병원 유치를 위한 정책연구와 공동 논의를 김원이 후보와 든든하고 책임있게 함께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에 나섰다.

이어 "어제 민주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후보와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광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 도내에 의대를 설립하겠다는 공약 추진을 위한 한 갈래 공동연구 노력"이라며 "목포와도 공동연구 노력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마치 목포냐 순천이냐로 지역간 갈등으로 몰아간다고 하면 안타까운 일"이라며 "총선 이후 저희 당은 전남권 전체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또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 정신을 지키려 애써왔고, 윤소하 의원은 진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한 길을 걸어온 분이자 각 당의 지도급 인사들이다"며 "소속 정당을 넘어 목포 순천 그리고 전남권 구석구석 모두에 도민 건강과 안전,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이 이뤄지도록 애쓰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태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호남을 대변하고 호남을 고루 발전시키고 김대중 정신과 진보의 가치를 지켜주셔야 할 소중한 분들이 갈등적 대립적 이슈를 억지로 만들어 내 당선에만 매몰된다면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막판 양 원장의 행보가 소병철 후보와 김원이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이번 4·15총선 전남지역 최대 관심사가 됐다"면서 "특히 목포 선거 판세에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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