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싹쓸이’에 군소정당 11석 뿐
다당제 위한 준연동형비례표제 취지 무색
다당제 위한 준연동형비례표제 취지 무색
16일 중앙선관위의 비례대표 개표 결과에 따르면, 총 47석 중 거대 정당이 36석을 가져가며 전체의 80%를 독차지했다.
통합당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이 33.84%으로 19석을, 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33.35%를 얻어 17석을 가져갔다.
반면 군소정당의 비례정당 성적표는 말그대로 초라하다.
정의당과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의석을 모두 합쳐도 11석에 그치면서 ‘제3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각 군소정당은 저마다 참혹한 결과를 접하며 거대양당제와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꼼수’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최대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던 정의당은 9.67%의 낮은 득표에 5석을 가져가며 ‘20%이상 득표’라는 목표치 근처에도 못갔다. 급기야 지역구에서도 치열한 접전끝에 겨우 생환한 심상정 대표는 “이번 총선은 양당정치의 강고함, 지역주의, 선거개혁 와해 등 역사적 오점을 남겼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6.79% 득표로 3석을 얻은 국민의당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안철수 대표는 “망국적인 이념과 진영의 정치를 극복해 실용적 중도정치를 정착시키고 우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합리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싶었지만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창당 한 달여 만에 3석(5.42%)를 얻은 열린민주당의 손혜원 최고위원은 “소망하던 것만큼의 의석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충분한 성공을 거뒀다”는 입장을 냈다.
한편 현역 의원이 20명에 달하는 민생당은 이번 선거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원외정당'으로 내몰리는 치욕을 겪고 있다.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힌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례 위성정당으로 왜곡한 거대양당의 잘못으로 만들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거대 양당의 ‘꼼수’에 군소정당이 맥을 못 추는 상황이 되면서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석패율제(한 후보의 지역구·비례대표 동시출마 허용)까지 도입을 추진하는 등 선거법 재개정이 필요할 것 같다”며 “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위성정당 창당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으면 다음 총선 땐 보완이 가능 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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