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황교안 대표, 홍준표 전 대표가 위기에 빠진 미래통합당을 이끌 비대위원장 감으로 인정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17일 통합당으로부터 "관련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듣지 않았다"면서도 "일하는 목적이 분명해야 움직인다"라는 말로 개혁 전권을 준다면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 비쳤다.
21대 총선 참패와 관련해선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로 "황교안 대표가 정치가인지 법률가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해가 안됐다"며 "(황 대표 등이) 정치적 센스가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 김종인 "일하는 목적이 분명해야 난 시작…비대위원장 제의 아직"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황교안 대표가 자신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일부 소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비대위원장) 요청을 받은 바 없다. 비대위라는 말 자체를 들어 본 적이 없다"며 "나름대로 생각이 있지만, 당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요청이 없었지만 온다면 생각해 보겠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그러면서 "나는 일하는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 사람이다"며 당을 확 뒤집어 놓을 권한이 없다면 움직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방송인터뷰에서 "비대위 체제로 갈 수 밖에 없고 당안에서 인물이 없기에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모셔 와야 한다"며 김 전 위원장이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 차명진 막말 때 제명했어야…황교안 법률가인지 정치인인지
김 전 위원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선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차명진 후보 처리문제를 드는 등 여러 이야기를 했다.
그는 "차명진 막말이 나왔을 때 당장 제명했어야 했는데 윤리위원회가 재판하듯 법률 조항을 따지더라"며 "황교안 대표의 n번방 관련 발언을 봐도 그가 정치인인지, 법률가인지 이해가 안되는 등 (그들은) 정치적 센스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로 처리한다고 하면 되는데, 무슨 경중을 따져서 처리한다고 하니 엄마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혀를 찼다.
◇ 코로나 없었다면 이런 결과는 아니었을 것…통합당은 여당 비난만 했지, 뭘 제시도 못했고
김 전 위원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없는 정상적 상황에서 선거했으면 이런 결과는 안 나왔을 것"이라며 "여당은 코로나 대처를 잘한 것같은 인상을 줬고 통합당에겐 그동안 한 행위에 대한 미움만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대통령이 탄핵당했으면 그 정당도 탄핵을 당한 것과 같기에 대통령 선거에 후보자를 내지 말든지 아니면 국민에게 새로운 것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그것도 못하고 여당 비난만 했다”며 이런 통합당이기에 선거 4연패 결과는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 대선주자 없는 것이 장점 될 수도…1970년대 후반 이후 세대에서 보수리더 나와야
김 전 위원장은 여당은 대권후보가 넘치고 통합당에선 씨가 말랐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 "대선 주자가 없으니 쓸데없는 잡음이 안 생기고 당 수습에는 더 효과적이다"며 "오히려 그 것이 더 좋을 수 있다"고 반대로 생각했다.
다만 "위기의식을 느껴야 거기서 집약된 방안이 나오 듯 궁지에 몰리면 누군가 나타난다"며 "(보수 리더로) 1970년대 후반에 태어난, 혁신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사람이 튀어나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보수가 진보진영에 앞서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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