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검찰 기소로 오는 23일부터 재판절차 돌입
송철호 울산시장 등 대상 13명
여당,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비리 재수사 필요성 제기
울산고래고기 사건과 함께 공수처 수사 대상으로 거론
검찰 기소로 오는 23일부터 재판절차 돌입
송철호 울산시장 등 대상 13명
여당,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비리 재수사 필요성 제기
울산고래고기 사건과 함께 공수처 수사 대상으로 거론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과 서울중앙지검과의 지리적 거리는 꽤나 멀지만 울산시민들이 느끼는 정서적 거리는 매우 가깝다. 검찰이 청와대를 겨냥했던 이른바 ‘울산사건들’ 때문이다. 바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검경 갈등을 확산시킨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이하 울산고래고기 사건)이다.
4.15 총선이 끝나면서 사건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 윤석열 현 검찰총장의 지휘아래 있는 사건이다 보니 검찰의 명운도 함께 걸려 있는 사건들이다. 특히 이 사건들은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를 수사·기소하는 독립기관, 이른바 '공수처'가 7월 설치되면 수사대상 1,2호가 될 수도 있어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
울산은 지난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영남지역 보수텃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거구 6곳 중 5곳을 쓸어 담았다. 이러한 배경에는 ‘김기현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 입시비리 의혹에 이어 6.13지방선거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보수진영의 분노를 자극했고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당선은 물론 통합당의 영남권 승리를 주도했다.
김 전 시장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나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현 울산시장)와 맞붙었으나 패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경찰이 김 전 시장의 측근비리를 수사하는 방법으로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 입시비리 의혹 사건으로 집권여당과 갈등을 빚던 검찰은 이 사건 또한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친구인 송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개입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검찰은 청와대와 울산시청을 압수수색 했으며 결국 지난 1월 송 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경찰정, 송병기 전 울산부시장,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진실은 앞으로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재판은 오는 23일 준비기일 절차를 시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 공수처, 김기현 측근비리 재수사 가능성?
당시 울산경찰청은 2017년 10~12월께 청와대 첩보를 전달받은 뒤 지방선거를 3달여 앞둔 2018년 3월 김 전 시장의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현장에 김 전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레미콘업자가 납품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김 전 시장 비서실장 등 측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어 아파트 시행권과 관련해 김 시장의 형과 동생에 대한 수사로 이어졌고 그 과정은 언론에 공개됐다.
그러나 이 사건의 주요 당사자인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은 하명수사 의혹은 오히려 터무니 없다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총선에 출마했고 대전 중구에서 당선됐다.
만일 공수처에서 이 사건을 다루게 된다면 기소된 내용보다는 당시 검찰이 혐의 없음으로 처리한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사건들이 그 대상이 될 공산이 높다. 황 전 청장을 비롯해 민주당은 오히려 검찰이 김 전 시장의 비리사건을 덮은 것이라며 원점에서 재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 이해할 수 없는 고래고기 환부, 검경 갈등의 표면화
수사권을 둘러싼 검경갈등이 확대되는 계기가 된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은 검찰개혁과 관련해 공수처 1호 사건 후보에 올라 있다.
이 사건은 검찰의 이해할 수 없는 불법고래고기 환부가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 2017년 8월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이 치안감 승진과 함께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하면서 불거졌다. 경찰대학 1기인 황 청장은 경찰 내 대표적인 수사권 독립론자로 알려졌던 인물이었다. 취임 후 한 달 뒤 보고받은 사건이 바로 울산지검의 고래고기 환부사건이었다. 이후 경찰은 위법성을 가려보자고 담당 검사를 상대로 수사에 나섰고 이 같은 소식은 수사권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기싸움으로 전해져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사건은 지난 2016년 4월 울산지방경찰청이 불법포획 밍크고래 유통업자 6명을 검거하면서 밍크고래 고기 27t(40억 상당)을 압수했지만 울산지검이 고래고기 27t 중 6t만 소각하고 나머지 30억 원 상당인 21t 가량을 한 달 뒤인 5월에 유통업자들에게 돌려주면서 시작됐다.
■ 매번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기각... 검찰개혁 빌미
당시 울산지검은 “고래고기의 불법포획 구분이 어렵고, DNA 검사도 오래 걸린다”며 환부 이유를 밝혔다. 업자들은 돌려받은 고래고기 대부분을 5월 중에 열린 울산고래축제에서 팔아치웠다. 그러는 사이 경찰은 환부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뒤늦게 경찰은 가짜 유통증명서로 고래고기가 환부된 사실을 알아챘고 소식을 전해들은 환경단체는 담당검사를 직권남용으로 고발했다. 고래연구소에서는 환부된 고기가 불법이라는 유전자 분석도 나왔다,
가짜 유통증명서를 제출한 변호사가 울산지검 검사였던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이 여러 차례 이 변호사의 계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려 했지만 검찰은 매번 기각했다. 특히 고래고기를 되돌려 준 현직 검사는 경찰의 소환수사에 불응하고 1년간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경찰 수사가 상당기간 중단됐고 지금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2018년 10월 울산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고래고기 사건은 향검, 향찰로 불리는 지역 사회의 오래된 권력구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유통증명서 59개가 허위인 것으로 판명됐지만 영장이 기각되는 등 수사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며 검찰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때문에 검찰개혁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이 공수처 수사대상 1호가 돼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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