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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리브라, 친규제 전략 선회… 각국 통화 연동한 가상자산 함께 발행키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2 16:45

수정 2020.04.22 16:45

연내 리브라 발행 계획은 재확인
美 정부·의회 설득 가능성에 관심
페이스북이 자체 가상자산 프로젝트 '리브라'의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면서 각 규제당국의 반발에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 단일 기업이 각 나라의 주권을 대표하는 통화 시스템을 직접 관장할 수 없다는 비판을 일부 수용해 자체 가상자산인 리브라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법정화폐에 연동한 가상자산을 함께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연내 리브라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은 재확인했다. 각국 정부의 규제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가상자산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는 리브라 프로젝트가 당국의 승인을 얻어 연내 가상자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전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리브라, 친규제 전략 선택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브라 관리 및 운영을 담당하는 리브라 연합체는 '리브라 개발자:앞으로의 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프로젝트 수정 방향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브라는 달러와 유로, 파운드, 싱가포르달러에 연동한 복수의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화폐)으로 발행된다. 각국 법정통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리브라 코인의 화폐가치를 안정시키는 리저브(준비금)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당초 지난해 6월 페이스북이 밝힌 리브라 코인의 준비금은 스테이블코인이 아닌 일반 주요국 법정화폐와 정부 채권으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이었다. 하지만 규제당국과 중앙은행들은 해당 시스템이 각 나라 통화 주권을 위협하고, 금융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페이스북은 이를 의식해 새롭게 공개한 리브라 보고서에서 규제 친화적인 태도를 부각했다. 보고서는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이 규제 프레임워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전세계 규제당국, 중앙은행, 금융기관과 협력해 리브라 네트워크에서 이용가능한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 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美 우려 불식 '주목'

페이스북이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된 세계 10억명 인구를 위한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가운데 향후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7월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페이스북의 리브라 백서 공개 직후 나란히 개최한 청문회에서 일제히 리브라 프로젝트를 강하게 질타했다. 당시 미국 의회는 리브라가 마약과 인신매매, 테러, 탈세 등 각종 범죄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사용자 사생활 침해나 개인정보 보안 취약 문제도 제기됐다.

강지호 바이낸스유한회사 대표는 "리브라의 성공 여부를 걱정하기 전에 가장 먼저 미국 규제당국의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며 "정부 승인이 떨어지면 블록체인·가상자산 산업 파이가 커지고 주류 경제 한 축으로 인정받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서희 바른 변호사는 "페이스북이 각국 법정통화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은 이전보다 좀더 현지 금융당국에 친화적인 정책을 발표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당장의 리브라 출시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호 고려대학교 블록체인연구소장은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 아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도 디지털화폐 주도권을 잡는 일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리브라가 실패하더라도 연준이 이를 대신해 디지털화폐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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