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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보유율 낮은 수도권… 집값 잡겠다는 여당에 표 쏠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2 19:10

수정 2020.04.22 20:58

서울시 자가 보유율 47% 그쳐
무주택자 위한 총선 공약 먹혀
강남·분당은 종부세 영향 작용
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121개 선거구 중 107곳에서 압승을 한 가운데 자가주택 보유율이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서울의 경우 주택 보급률은 100%에 이를 정도로 늘었지만 자기가 집을 보유하고 있는 자가보유율은 47%에 그쳐,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고 있는 여당에 한 표를 행사했다는 관측이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자체 최초로 국토교통부와 함께 '2017년도 주거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의 자가 보유율은 48.3%로 전국 61.1%보다 현저히 낮았다. 약 3년 전 수치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자가 보유율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내 집을 가진 사람보다 세입자가 많은 상황에서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벌이고 있는 집권 여당이 투표에서 유리한 상황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서울의 경우 49석 중 용산과 강남, 송파, 서초 등 8석을 제외한 41석을 민주당이 가져오며 '싹쓸이'했다.

■세입자에 유리한 여당에 표 쏠린 듯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민주당의 무주택자, 세입자들을 위한 부동산 공약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문 정부는 출범 이후 지난 3년 간 부동산 관련 대책이 19번이나 내면서 끊임없이 규제를 내놨다. 민주당 역시 20~30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청년·신혼주택 10만가구 공급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때마침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기가 급격히 위축됐고 집값 역시 하락세로 접어들자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부동산 안정화 효과로 비춰지면서 무주택자의 마음을 잡았던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서울에서 강남을 제외하고 민주당이 싹쓸이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가보유율이 43%대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반대로 세입자가 57%나 된다는 뜻으로 집값을 잡으면 여당 편이 57%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세입자' 효과는 수도권의 핵심 경합 지역 중 하나인 경기 고양정에서도 나타났다. 고양정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였지만 정부가 3기 신도시로 창릉을 선택하면서 지역 주민 반발이 컸다. 일산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창릉이 신도시로 지정되면 일산의 수요가 창릉으로 몰리면서 일산 집값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오히려 예상과 달리 통합당이 아닌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보유세 부담 향후 선거 변수

반면 강남, 분당 등에서 통합당이 압승한 것은 종합부동산세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이 선거기간 동안 1주택자 및 장기 거주자의 종부세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냈지만 사실상 강남의 경우 다주택자들이 많고, 정부의 규제 기조도 강력해 실현 가능성도 부족한 만큼 통합당으로 표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공시가격이 25억7400만원으로 35.2% 오르면서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1123만원이었으나 올해 1652만5000원으로 47% 뛴다. 다주택자의 경우 강남에 초고가 주택을 2개 보유하면 약 6000~8000만원대 세금을 내야한다.
이처럼 세금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등의 공시가격도 오르면서 종부세가 400~500만원대로 늘어나고 있어 향후 표심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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