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우주(Universe 5-Ⅳ-71 #200)' / 갤러리현대 제공
갤러리현대는 대한민국 근현대 미술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지난 1970년 4월 4일 인사동에 '현대화랑'으로 첫발을 내디딘 갤러리현대는 '황소' 그림으로 유명한 이중섭을 처음 대중에 소개했고, 1970년 박수근의 유작 소품전으로 우리네 정서를 담은 그의 토속적인 미감과 소박한 작품세계를 널리 알리는 등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미술시장을 개척해왔다.
한국 화랑의 맏형이라고 해야 할 갤러리현대가 올해 개관 5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현대 HYUNDAI 50'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11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사상 최고가인 132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전면점화 '우주'(Universe 5-Ⅳ-71 #200)가 처음으로 미술애호가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 전시는 갤러리현대가 한국 미술사의 희로애락과 함께하며 성장한 지난 반세기를 되돌아보고 또 다른 50년을 상상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시대와 전시 공간, 작품별 테마에 따라 1, 2부로 나뉘어 앞으로 3개월간 열릴 예정이다.
먼저 다음달 31일까지 진행되는 1부 전시에는 그동안 갤러리 현대와 함께한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이 총출동한다. 그야말로 '한국 근현대 미술의 향연'이다.
본관에서는 박수근, 이중섭을 비롯해 권옥연, 김상유, 도상봉, 문학진, 박고석, 변종하, 오지호, 윤중식, 이대원, 임직순, 장욱진, 최영림 등 우리나라 구상미술 대가들의 작품이 갤러리의 벽면을 가득 채운다. 여기에 김기창, 변관식, 성재휴, 이상범, 장우성, 천경자 등 동양화 거장들의 작품이 어우러진다.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본관에서 만날 수 있는 이중섭의 '황소' 등은 1972년 회고전 당시 작품이 걸렸던 자리 그대로 같은 위치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신관에서는 김환기의 '우주'를 비롯해 한국 추상미술의 계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곽인식, 권영우, 김기린, 김창열, 김환기, 남관, 류경채, 문신, 박서보, 서세옥, 신성희, 유영국, 윤형근, 이성자, 이승조, 이우환, 이응노, 정상화, 존배, 한묵 등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와 '단색화'로 일컬어지는 모노크롬 미술의 거장들이 소개된다.
시대를 앞선 예술가 백남준의 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본관 1층 전시장은 백남준의 특별한 작품으로 채워진다. 그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공개된 대형 TV 조각 '마르코 폴로'가 설치된다.
한편, 오는 6월 12일부터 7월 19일까지 진행될 2부 전시는 갤러리현대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로 꾸며진다.
2부 전시에는 1990년대 이후, 국제화 시대를 맞이한 갤러리현대에서 작품을 선보인 국내외 작가 40여명을 초대한다. 전시를 통해 해외 거장들의 작품을 한국 미술계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한국 작가와 작품을 해외 미술계에 프로모션한 20여년을 조망한다.
이 밖에 윈도우 갤러리를 시작으로 두아트, 16번지 등을 운영하며 지속한 젊은 작가 지원과 공간 프로젝트의 의미도 함께 짚어 볼 예정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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