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임상진단 병례를 포함하면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4배는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팀은 의학 전문지 ‘랜싯’에 게재한 논문에서 중국의 확진자 수는 지난 2월20일 기준 23만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당초 중국이 발표한 5만5000명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중국 정부는 이때까지 임상병례를 추가하지 않았는데 이를 더하면 이 같은 수치가 나온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후 서방국가를 중심으로 통계에 의혹을 제기하자, 2월초부터 후베이성에 한해 임상진단 병례를 포함시켰다.
임상진단 병례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더라도 임상 소견과 폐 컴퓨터단층촬영(CT) 등에 근거해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로 진단한 환자를 확진자로 분류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하루 만에 다시 임상진단 병례를 확진자에서 제외했다. 2월12일 24시간 동안 신규 확진자가 1만5000명 늘어나자, 분류 기준을 다시 변경했다.
홍콩대 연구팀은 중국 당국이 폐기한 임상진단 병례를 적용해 확진자 수를 추정했고 그 결과 2월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수를 추정했다.
연구팀은 “경증, 무증상 감염자 등을 포함할 경우 코로나19 환자 수는 가장 광범위한 추정치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충분한 코로나19 검사키트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임상진단 병례를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포함할 경우 더 정확한 통계를 얻고 코로나19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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