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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찾은' 文대통령 "해운 재건의 신호탄 쏘아 올려"[전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3 16:09

수정 2020.04.23 16:09

-23일 거제 대우조선서 '알헤시라스호' 명명식
-文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성과...매우 기쁘다"
[거제=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 호 명명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20.04.23 . since1999@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거제=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 호 명명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20.04.23 . since1999@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로 쏘아 올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해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숙 여사와 함께 명명식에 참석해 축사에서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운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결국 극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고, 오늘 그동안 우리가 이룬 성과를 국민들께 말씀드릴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한진해운 파산으로 위기에 빠진 해운산업의 재건을 위해 지난 2018년 4월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안정적 화물 확보 △저비용 고효율 선박 확충 △경영 안정을 추진 방향으로 3년간 8조원을 투입하는 것이 골자다. 신규 선박 200척 건조 지원, 전략물자 국내 선사 우선 운송 등 자국 선사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날 명명식을 가진 알헤시라스호는 HMM이 발주한 2만400TEU급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으로 20피트(길이 약 6미터) 컨테이너 2만3964개의 운반이 가능하다. 갑판의 넓이는 축구장의 4배보다 크고, 에펠탑보다 100m가 더 높은 약 400m 규모.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에너지 효율 기준 대비 50% 이상 개선되었ek. 향후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박으로도 교체가 가능한 첨단 기술이 탑재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명명식은 시작에 불과하다. 올해 안에 같은 급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열두 척이 세계를 누비게 된다"며 "400여 년 전 충무공께서 '열두 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했듯,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운업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침체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각국의 '대봉쇄'로 인한 글로벌 화물 수요의 급격한 감소가 우려된다"며 "그만큼 우리 해운과 경제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하여 반드시 헤쳐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해운업계에 긴급경영자금 지원과 금융 납기연장,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 등 3800억 원 규모의 재정·금융 지원을 신속히 시행했으며, 오늘 오전, 추가로 1조2천5백억 원의 대규모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했다"며 "선박금융과 '선박 매입후 재대선(S&LB)', 해운사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이 확대되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 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운·조선산업 관계자 여러분,
거제 대우조선소의 거센 바닷바람에는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이 담겨 있습니다.

2년 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고, 오늘 그동안 우리가 이룬 성과를 국민들께 말씀드릴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오늘 HMM의 '알헤시라스호'가 명명식을 갖고, 드넓은 바다로 출항합니다.

컨테이너 2만4천 개를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입니다.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운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결국 극복했습니다.

오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로 쏘아 올리게 되었습니다.

오늘 명명식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올해 안에 같은 급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열두 척이 세계를 누비게 됩니다.

400여 년 전 충무공께서 '열두 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했듯,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입니다.

선원들과 노동자 여러분, HMM과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여러분, 정책금융기관과 해양진흥공사 관계자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경남도·거제시 관계자 여러분도 잘 뒷받침해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기에 국민들께 큰 희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
근·현대 세계사에서 바다로 꿈을 넓힌 나라가 세계를 연결하고,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 교역의 90%, 우리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바다를 통해 이뤄집니다.

해운 강국은 포기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해운은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효자입니다. 전방의 항만, 후방의 조선과 같이 연관산업의 파급효과가 매우 큰 산업입니다.

화물 운송에 그치지 않고, 제조업, 특히 주요 전략산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핵심 원자재와 에너지가 해운으로 들어오고, 전시에는 해운이 육, 해, 공군에 이어 제4군 역할을 합니다.

명실공히 해운은 국가 기간산업입니다.

우리는 1950년, 대한해운공사를 설립해 해운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역에 쓸만한 상선조차 없었던 시기였습니다.

출발은 열악했으나, 1965년 북미 원양 정기항로를 처음으로 개설한 후 우리 해운은 빠른 성장 가도를 달렸습니다.

한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장기불황과 국내 1위 선사의 파산으로, 우리 해운은 70년간 구축해온 물류망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해운은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해운산업 재도약을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추진했습니다.

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여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2017년 당시 현대상선의 운명도 풍전등화에 놓였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지난달 HMM으로 새롭게 변모해 세계 해운시장에 우뚝 섰습니다.

벌써 초대형 컨테이너선 스무 척을 발주했습니다.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가입해 이달부터 운항 서비스 협력을 시작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한국 해운을 살리기 위한 지난 2년의 노력이 오늘의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해운·조선산업 관계자 여러분,
이제 우리는 또 하나의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의 파도를 넘어서야 합니다.

IMF는 대공황 이래 최악의 세계 경기침체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대봉쇄로 인한 글로벌 화물 수요의 급격한 감소가 우려됩니다.

그만큼 우리 해운과 경제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하여 반드시 헤쳐나가겠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해운업계에 긴급경영자금 지원과 금융 납기연장,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 등 3800억 원 규모의 재정·금융 지원을 신속히 시행했으며, 오늘 오전, 추가로 1조2500억 원의 대규모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선박금융과 '선박 매입후 재대선(S&LB)', 해운사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이 확대되어 이뤄질 것입니다.

또한 필수인력과 물자의 이동이 허용되야 해운·물류 활동이 보장되고 국제경제의 침체를 막을 수 있습니다.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는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여 국제무역 촉진을 위한 협력을 합의했습니다.

해운업계가 닥쳐오는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과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국제사회와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를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정부는 긴급 수혈과 함께 체질 개선으로 우리 해운의 장기적 비전을 마련할 것입니다.

세계 5위 해운강국 도약을 목표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하여 다시는 부침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첫째, '상생형 해운 모델'을 정착시키겠습니다.

우리 선박을 이용하는 화주 기업들에게 항만시설 사용과 세제·금융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선주와 화주가 상생 발전하는 토대를 만들 것입니다.

중소·중견선사를 육성하여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류·제조업 등 연관산업으로 이어지는 상생 구조도 정착시키겠습니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을 해운에서 이루겠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IT 기술을 토대로 '자율운항선박'과 '지능형 항해시스템'을 도입하겠습니다.

항만 배후단지를 활용한 신산업 육성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선박 대형화에 대응하고 스마트 물류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부산 제2신항'을 조속히 건설하고, 광양항에도 컨테이너 하역부터 이송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한국형 스마트 항만'을 도입하겠습니다.

셋째, '친환경 선박산업'을 적극 육성하겠습니다.

올해부터 강화된 선박 국제환경규제는 우리에게는 신산업 창출의 기회입니다.

친환경 설비 장착을 위한 초기 비용을 지원하고, 'LNG와 수소엔진 선박', '선박평형수 처리기술', '선박 탈황장치'와 같은 친환경 선박*을 미래 신산업으로 적극 육성해갈 것입니다.

저는 오늘 '알헤시라스호'의 첫 항해를 축하하면서 선장님께 우리의 전통나침반 '윤도'를 드립니다.

나침반이 가리키는 혁신의 길을 향해 우리 해운산업이 꾸준히 발전해가길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남도민 여러분, 해운·조선산업 관계자 여러분,
2년 전, 이곳 거제 대우조선소를 찾았을 때를 기억합니다.

당시 산업구조조정 지역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우리의 해운·조선산업을 반드시 되살리자고 함께 다짐했습니다.

다시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하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세계 제일의 조선 강국 위상과 함께 한국 해운의 힘찬 재도약이 시작되었습니다.

스페인 '알헤시라스항'에는 우리 국적 컨테이너선이 빼곡히 정박할 것입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도, 독일 '함부르크항'에도, 유럽의 항만들 마다 우리 브랜드의 컨테이너박스가 가득 적재될 것입니다.

'알헤시라스호'의 첫 뱃고동 소리가 우리 해운, 우리 경제의 또 다른 기적, '코로나19' 극복의 희망을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자긍심을 갖고 '대한민국 해운, 대한민국 경제'의 상생도약을 이뤄냅시다.


감사합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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