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내와 6살 아들을 살해한 이른바 '관악구 모자(母子) 살인사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흉기 등 직접적인 범행 증거는 없지만, 사망한 모자의 위(胃) 내용물을 통한 사망시각 추정이 신빙성 높다고 보고 남편이 범행을 한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는 2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도예가 조모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의학적으로 가지는 의미는 사망 추정시각 범위가 조씨와 함께 있을 때 살해당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마지막 식사 내용물이 확정된 상태이고, 망인 두 명의 부검결과 유사한 소화정도를 보인 점은 쉽게 배척하기 어려운 신빙성 있는 증거"라고 판단했다.
조씨는 지난해 8월 21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에 서울 관악구에 소재한 다세대 주택의 안방 침대에서 아내 A씨를 살해하고, 옆에 누워있던 6살 아들까지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 편으로 다뤄졌다.
조사 결과 공방에서 주로 생활하던 조씨는 범행 당일 오후 8시56분께 집을 찾았고, 다음날 오전 1시35분께 집에서 나와 공방으로 떠났다. 이후 A씨의 부친이 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집을 방문했다가 범행 현장을 발견해 신고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사망시간'이다. 검찰은 조씨가 집에서 머문 약 4시간30분 동안 A씨와 6살 아들이 사망했고, 외부 침입 흔적 등이 없는 점을 종합해 조씨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이 사건에서 흉기 등 직접적인 범행 도구는 발견되지 않았고, 주변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이에 A씨와 6살 아들의 '위 내용물'을 통한 사망시간 입증이 관건이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6살 아들은 오후 8시께 집에서 스파게티와 닭곰탕을 저녁으로 먹었다. 사망 후 A씨와 6살 아들의 위에서는 각각 토마토와 양파 등의 내용물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법의학자들은 이를 통해 식사 후 4시간 정도 경과한 다음날 0시경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재판부는 위 내용물을 통한 사망시간 추정 범위를 도출한 결과 조씨가 집에 있을 때 범행이 발생한 것이 맞다고 판단하고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조씨가 A씨와 6살 아들을 살해한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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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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