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둑기사 조혜연 9단, 지난 1년간 스토킹 시달려..”범칙금 5만원”

지난 17일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
청와대 국밈청원에 ‘처벌 강화’ 호소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프로바둑기사 조혜연 9단이 한 남성에게 1년 가까이 스토킹을 당해 경찰에 최근 고소장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조씨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이날 인근을 수사하던 중 조씨가 지목한 남성 A씨를 발견하고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A씨에게 출석 요구를 한 바 있다.

조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의 바둑교습소를 찾아온 A씨에 의해 약 1년 동안 스토킹에 시달렸다. A씨는 조씨를 따라다니면서 '조씨가 나와 결혼했다' 등의 허위 주장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지난 17일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이후 23일 '흉악한 스토커를 두려워하는 대한민국 삼십대 미혼여성입니다'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기도 했다.

조씨는 "A씨는 1년 전부터 저의 사업장에 나타나 갖은 욕설과 고함을 치고 있다"며 "교습소에는 초등학생도 다수인데 스토커를 보고 놀라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올렸다. 이어 "(A씨는) 지난 7~9일 연속으로 나타나 저와 주변인에게 갖은 욕설과 고함, 협박 및 모욕을 해 제가 형사고발을 했다"며 "지난 22일에는 밤 으슥한 곳에서 나타나 한 시간 정도 고함을 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세 차례 신고했으나 결국 통고조치는 벌금 5만원이었다"며 "사실상 훈방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스토킹에 대한 범칙금은 최고 8만원이다. 폭행이나 주거 침입과 마찬가지로 다른 법률로 처벌이 가능한 구체적 범죄 행위가 없는 한 ‘지속적 괴롭힘’이라는 경범죄 항목으로 처벌되기 때문이다.

조씨는 청원에서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현행 스토커 처벌법이 너무 경미하고 미약한 처벌을 해서가 아닌가 여겨진다”며 “스토킹 피해자는 정신적 외상, 불안한 심리상태, 주변인에 미치는 피해 및 극도의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e-mail]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