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국가들이 ‘도시 폐쇄 및 조업 중단을 하지 않는’ 전제하에 방역을 진행하고 있으나 한국에 비해 일부 구미국가들은 이 사태를 통제하고 있지 못하다. 한국의 방역 경험은 전 세계가 벤치마킹할 가치가 있다.”
세계적인 온라인 여행 선도기업 트립닷컴 그룹의 공동설립자 겸 회장이자 인구경제학자 제임스 량은 지난 19일 중국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위기상황에서 한국이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량 회장은 “방역은 반드시 일정한 경제적 대가를 치뤄야 하며, 중국 역시 현재 전염병 상황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으나 엄격한 방비, 도시 폐쇄 및 조업 중단, 격리 등으로 1분기 중국 GDP는 전년대비 6.8% 하락하는 등 엄청난 경제적 충격을 겪고 있다”고 말하며 전염병을 통제하는 동시에 경제적 대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한국의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2월 19일 신천지 교회 집단 감염으로 촉발된 지역확산으로 한때 중국에 이어 전염병 확산이 가장 심각한 국가였으나, 정부가 2월 23일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국무총리를 최고책임자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립,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시하면서 상황을 잘 통제하게 됐다. 반면, 다른 국가들은 비슷한 방역을 진행하고 있으면서도 효과적인 통제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량 회장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방역 조치는 보편적이고, 대규모로 검사를 진행해 증상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감염자를 색출한 뒤 제때에 격리하거나 지정 병원에 보내 치료하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도입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검사법, 스마트폰을 활용한 ‘자가 진단 앱’과 ‘자택 격리 앱’ 등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낸 점도 주효했다”며 “이를 통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 내에 감염자를 찾아내고 차단할 수 있는 국가가 되었으며, 그 결과로 한국은 방역과 동시에 도시 폐쇄와 조업 중단 없이 시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효과적으로 방역을 실시한 글로벌 방역의 ‘모범생’이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량 회장은 현재 중국 본토의 전염병 확산은 기본상 통제되었으나, 밖으로는 해외 유입을 차단하고, 안으로는 재발을 막아야 하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량 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편화된 방역 메커니즘을 구축해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발견하면 즉시 전면적이고 신속한 조사를 바탕으로 밀접 접촉자 등 전염원을 차단해야 하며, 반면에 일률적으로 특정 지역을 폐쇄하거나 조업 중단, 바이러스 리스크가 낮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중복적으로 격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한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방역을 진행하는 동시에 과도한 조치로 인한 2차 재해는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량은 중국의 인구경제학자로서 국가 인구구조 분야의 대표적인 권위자이자 성공한 기업가다. 상하이 출신으로 18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아 공과대학 석사과정을 밟고 스무 살의 나이에 대학원 과정을 모두 이수했다. 2011년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트립닷컴 그룹을 공동 창업했으며,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북경대학에서 교수로도 재직 중인 그는 인구구조, 혁신, 기업가정신, 생산성과 같은 광범위한 노동 경제를 주제로 유수의 경제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대표저서로는 ‘혁신을 이끄는 인구 혁명’이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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