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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7 16:19

수정 2020.04.27 16:19

관객과 대면 어려워진
대중문화 공연들
온라인 무대서 팬과 소통하다
한류 콘서트 생중계 선두주자는
네이버 '비욘드 라이브'
최근 슈퍼엠 공연에
세계 유료관객 7만여명 접속
온라인으로 무대 옮긴
연극·창극 등도 새로운 시장 확인
수익배분 방법 등은 과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중문화계는 온라인 무대에서 팬과 소통하는 '온택트'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26일 오후 3시(현지시간)부터 네이버 V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로 진행된 슈퍼엠 '비욘드 라이브' 현장.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중문화계는 온라인 무대에서 팬과 소통하는 '온택트'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26일 오후 3시(현지시간)부터 네이버 V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로 진행된 슈퍼엠 '비욘드 라이브' 현장.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공연을 취소.연기 했지만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관중 생중계 공연을 결정했다. 뉴시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공연을 취소.연기 했지만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관중 생중계 공연을 결정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중문화계에서도 '언택트'와 여기에 온라인을 통한 연결을 더한 '온택트'가 화두다. 최근 대중음악계는 단순히 오프라인 공연의 대안으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아예 온라인 채널을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본다. 영화관에서는 IP기술을 활용한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 공연계에서는 공연의 영상화가 숙제로 떠올랐다.

■ 대중음악계, 온라인서 새 시장 발견

지난 26일 네이버의 V라이브가 새롭게 선보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에 109개국 7만5000여명의 '유료' 온라인 관객이 몰렸다. 회당 평균 1만명 규모로 진행되는 오프라인 공연과 비교하면 7.5배에 달하는 수치다.
'비욘드 라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가 글로벌 사업 업무협약 일환으로 선보인 온라인 콘서트 스트리밍 서비스다. 첫 주자로 이날 SM 연합그룹 슈퍼엠이 '슈퍼엠 콘서트'(유료 3만3000원)를 열었고 이어 중국 그룹 웨이션브이(WayV)와 NCT 드림, NCT 127이 각각 5월 3일, 10일, 17일 콘서트를 연다. 네이버 공연 관계자는 "V라이브의 해외 이용자가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 확산과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온라인 콘서트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며 "그간 오프라인 공연을 온라인으로 중계해왔다면, '비욘드 라이브'는 온라인에 최적화된 무관중 디지털 콘서트"라고 했다. 2016년 B.A.P 콘서트(유료 1만7600원)를 필두로 한류스타 콘서트를 생중계한 네이버 V라이브는 지난해 6월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오른 방탄소년단 콘서트(유료 3만3000원)로 약 46억 원(14만명 관람)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 팬 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왔다.

■ 영화관 '언택트 서비스' 강화

웨이브, 왓챠 등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도 소소하게나마 코로나19 효과를 보고 있다. 웨이브 측은 "3월 웨이브 앱 신규 설치가 2월 대비 16% 증가했고, 라이브 시청량은 31번째 슈퍼 확진자 이후 현재까지 약 20%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웨이브는 8명의 영화감독이 참여하는 'SF8'을 비롯해 2020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총 3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국내 한류 드라마를 수출하기 위해 NBC유니버설(NBCU)과 콘텐츠 수출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웨이브는 "웨이브 가입자들에게 NBCU의 최신작만 아니라 CBS, 소니 등과 콘텐츠 협약을 맺고 최초 공개 시리즈를 대거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와 경쟁이 불가피한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영화관은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했다. CJ CGV는 최근 여의도점을 '언택트 시네마'로 탈바꿈시켰다. 모바일을 통해 영화나 매점 메뉴를 주문하고, 이를 '픽업박스' 등에서 직접 수령한 뒤 '스마트체크'를 통해 영화관에 입장하는 식이다. 롯데시네마도 전국 22개 영화관에 스마트 키오스크를 운영 중인데, 간단한 음성 명령으로 영화를 예매하고 매점 상품을 구매하며, 광학문자인식(OCR) 기능을 통해 신분증 확인 등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롯데시네마 강동영 팀장은 "언택트 문화 확산과 최근 몇 년간의 고객 성향 분석 결과를 반영한 조치"라며 "젊은 층일수록 비대면을 선호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관객이 몰렸을 경우 동선 분산 등 고객편의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공연계, "집단 지성 모아야 할 때"

공연계는 이번 코로나19로 공연의 '뉴노멀(시대 변화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고민해야할 시대적 과제를 안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극장 문을 닫고 온라인에서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을 진행한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이번 온라인 중계로 "공연은 현장에서 직접 관람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졌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계 시 달린 댓글 중 상당수가 '이런 공연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이번 기회로 알게 됐다' '창극이란 걸 직접 보고 싶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온라인 중계가 전통공연 예술의 저변 확대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국립극장은 장기적으로 '우수 레퍼토리 공연 영상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하지만 이에 앞서 예술가의 권리 보호를 위한 장치 마련, 유료화를 목표로 투명한 수익 배분이 가능한 사업모델 설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J컬처의 한승원 대표는 "공연의 영상화를 포함해 공연계 산·학·관이 집단 지성을 모아야 할 때"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위한 TF팀이 만들어져, 뉴노멀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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