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온라인 생중계 성과와 과제는 무엇?
5월 8일까지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 사업 운영
5월 8일까지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 사업 운영
[파이낸셜뉴스] “공연예술은 그 동안 무대와 객석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 이뤄지는 것이 ‘정석’이자 ‘표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공연 콘텐츠의 온라인 유통이 가능함이 증명됐고, 공연은 현장에서 직접 관람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졌다.”
요즘 공연계에서 ‘공연 영상화’가 화두다. 김철호 국립극장장도 코로나19가 공연계에 어떤 화두를 던졌는지를 묻자 “공연 영상화”를 꼽았다. 그는 서면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일상적인 삶과 미래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고, 특히 문화·예술 생태계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방식의 변화와 온라인 콘텐츠 소비 증가 등 여러 가지 환경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국립극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국립극장 우수 레퍼토리 공연 실황 전막을 온라인으로 상영하는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 사업을 운영 중이다. 오는 5월 8일까지 국립극장의 3개 전속단체(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6개 대표작을 국립극장 공식 유튜브 채널 및 네이버TV를 통해 공개한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이번 온라인 중계의 성과로 “전통공연 예술의 저변 확대에 온라인 상영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3개 전속단체 모두 ‘전통의 현대화·동시대화’를 표방하고 있는데, 이번 온라인 상영을 통해 전속단체가 추구하는 장르적 특징을 알릴 수 있어 그것이 큰 보람이다. 댓글 중 상당수는 “이런 공연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이번 기회로 알게 됐다.” “멀리 타국에서도 이런 공연을 접할 수 있다니 꿈만 같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부럽지 않다.” “창극이란 걸 처음 보는데, 직접 현장에 가서 보고 싶다”라는 내용이었다.”
전통예술 기반 공연이 타 공연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보니, 창극·한국무용·국악관현악이라는 장르 자체를 알리는 것이 국립극장의 오랜 숙제였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물론 여전히 안고 있는 숙제다”라며 “이번 전막 상영을 통해, 전통공연예술을 그저 몰라서 낯설게 느끼거나 관람 시도를 못 해본 관객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부연했다.
국공립예술단체의 온라인 공연 중계는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임시방편으로 진행됐다. 기존에 영상화 작업을 해온 단체는 상대적으로 양질의 공연을 서비스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이렇듯 공연의 영상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김철호 국립극장장 역시 향후 공연 영상화 및 온라인 중계 활성화에 앞서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참여 예술가의 권리 보호를 위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유료화 이전에 가장 먼저 풀어야할 과제다. 공연 영상화의 본격적 추진을 앞두고 있는 기관 입장에선 시시각각 바뀌는 매체 환경은 물론이고 저작권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담당자 교육이 절실하다. 또한 관객 초상권 보호 또는 실황 촬영 시 관객의 동의를 구하는 적극적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국립극장은 향후 온라인을 활용한 사업을 강화할까? 그는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며 장기적으로 우수 레퍼토리 공연 영상화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공연생태계 상생안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해외 유수 예술단체들이 일찍이 공연 실황을 온라인에 공개해왔고, 대표적으로 베를린필 디지털 콘서트홀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유료화를 정착시킨 사례도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 적극적 향유층이 두텁지 못한 전통공연예술 분야이기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유료화 이전에 저변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고 본다. ”
그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현재 전통예술계가 얻을 수 있는 무형의 이익은 개별 공연의 홍보를 넘어 장르의 저변 확대”라고 봤다.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이 부분이 전막 상영을 통해 어느 정도 증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저변 확대는 물론이고 유료화를 목표로, 즉 투명한 수익 배분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설계해나가야 할 것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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