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전원 기자 = 아내가 탄 차량을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50대 보험설계사 남편의 살인 혐의에 대한 유무죄 여부가 대법원에서 최종 판가름 난다.
29일 광주고법 등에 따르면 검찰이 살인 등의 혐의(인정된 죄명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상 치사)로 기소된 A씨(52)의 사건과 관련, 지난 27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법조계는 A씨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은 것에 대해 검찰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측 변호인도 같은날 대법원에 상소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12월31일 오후 10시쯤 전남 여수시의 한 선착장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추락 방지용 난간에 부딪힌 후 이를 확인한다며 차에서 내린 뒤, 차에 타고 있던 아내(47)를 자동차와 함께 해상에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의 아내는 새롭게 5개 보험을 가입해 사망할 경우 11억5000만원 내지 12억5000만원 상당을 받을 수 있는 보험계약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살인 및 자동차매몰 혐의를 인정해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범행은 A씨가 자신의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피해자에게 접근해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A씨가 수령할 수 있도록 조치한 후 사고를 위장해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존귀한 생명을 보험금 편취를 위한 단순한 도구로 이용, 피해자를 태운 자동차를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했다"며 "범행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사회적으로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실험을 통해 살펴보니 자동차를 밀지 않아도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검찰의 증거만으로 살인 및 자동차 매몰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2심 재판부는 검찰이 A씨를 상대로 적용한 주의적 공소사실인 살인과 자동차매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고, 예비적 공소사실인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치사 혐의를 적용해 형을 정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해 차량을 바다에 추락하도록 했고, 이같은 업무상 과실로 부인이 숨지게 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 금고 3년을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실험결과와 증거 등을 살펴보면 공소사실을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살인 등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사고 장소인 선착장 경사로는 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은 곳이므로 A씨가 고도의 업무상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었다고 보인다"며 "A씨가 경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이드 브레이크를 잠그지 않고, 기어를 중립상태로 둔 채 차량에서 하차했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는 "이로 인해 피해자가 탄 승용차가 추락했고, 그 결과 피해자가 사망하게 됐다"며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혐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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