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치원생 긴급돌봄 급증… 비용 놓고 갈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9 17:22

수정 2020.04.29 18:53

1교실에 10명 이상 수용
사회적 거리두기도 힘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유치원 등원개학이 무기한 연기되며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원아가 늘고 있지만 유치원비 환불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은 계속 커져가고 있다. 같은 지역의 유치원들 중에서도 어느 곳은 긴급돌봄 비용을 받고 다른 곳에서는 이미 받은 비용을 환불 또는 이월해주며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치원 교사들은 초·중·고는 단계적 등교개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유치원은 여기서 제외돼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어 교육당국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유치원비 환불 제각각

29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유치원생 7만5986명 중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학생은 지난 27일 기준 2만7292명(32%)으로 나타났다. 긴급돌봄이 시행된 이후 첫 30%를 넘어섰던 23일 기준보다 2500명이 늘어났다.


긴급돌봄 참여가 늘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유치원비 환불에 대한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 같은 지역에 있는 유치원 사이에서도 환불해주는 곳과 비용을 받는 곳이 나뉘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긴급돌봄비용을 나라에서 지원해줬다고 하는데 유치원에 문의해보니 지침이 안내려왔다고 해서 비용을 청구했다"며 "어느 유치원은 안 받고, 어느 곳은 일수 계산해서 다 받고 해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미 지난 13일 '유치원 운영 한시 지원 사업' 기간을 연장하며 사립유치원이 학부모에게 수업료를 돌려주면 정부가 수업료 결손분의 50%를 지원해 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업은 자발적으로 수업료를 반환하는 유치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라 모든 유치원에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원 사업에 신청하는 유치원은 급식·간식 등 학부모 부담금을 모두 반환하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5월 8일까지 신청 기간이라 아직 참여를 안 한 유치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긴급돌봄 사회적 거리두기 역행

유치원 긴급돌봄 참여가 늘어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긴급돌봄이 급증하고 있는 초등학교의 경우 총원 대비 실제 참여율이 5%대지만 유치원은 3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0~21일 전국 국공립 유치원 교사 15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보면 교사 98%가 "자신이 근무하는 유치원에서 긴급돌봄교실이 운영 중에 있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인력 부족과 이용 원아 수 증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꼽아 우려를 나타냈다. 노조 조사 결과 25.4%의 유치원이 1교실에 10명 이상 원아를 수용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한 교실에 10명 내외로 분반해서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유치원의 실정과 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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