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어린이 괴질' 중환자가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잇따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 괴질이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가와사키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원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손세정 교수에게 가와사키병에 대해 들어봤다.
―가와사키병, 어떤 병인가.
▲가와사키병은 전신적으로 오는 급성 열성 혈관염이다. 1962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소아에게서 가장 흔한 후천성 심장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일본과 우리나라 등 동양인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치료받지 않으면 약 20%, 치료받는 경우 약 5% 정도가 관상동맥 합병증이 발생하고 심근 경색증 또는 급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주로 5세 이하의 남자아이에게 잘 생기고, 2~3% 정도의 재발률을 보인다.
―가와사키병 증상은.
▲주 증상은 다음과 같다. ①5일 이상 계속되는 발열 ②손발의 홍반과 부종 ③다양한 모양의 발진 ④양측 안구 결막의 충혈 ⑤입술의 홍조와 균열 및 딸기 모양의 혀 ⑥경부 림프절 종창 등이다.
주 증상 중 ①번과 나머지 5가지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함께 있으면 가와사키병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형적인 진단기준에 맞지 않고 증상이 2~3개 정도만 발현되는 소위 ‘불완전’ 가와사키병 출현이 증가하고 있다. 회복기에 손, 발가락 끝이 벗겨지는 특징이 있으며, 이외에도 간염, 복통, 설사, 관절염을 보이기도 한다. 가와사키병이 있는 아이는 보채고 잘 못 먹고 걷지 않으려 하며 BCG 접종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기도 한다. 해열제와 항생제 치료를 해도 열이 잘 내려가지 않으며, 오랜 발열로 관상동맥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가와사키병은 어떻게 진단하나.
▲진단을 위한 특별한 검사는 없으며 주 증상으로 진단한다. 대부분은 입원하여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심초음파와 심전도를 시행한다. 심초음파 검사는 가와사키병 진단 시와 발병 1~2주 이내에 시행하여 관상동맥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발병 6~8주에도 반복 검사를 해야 한다.
―가와사키병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으나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 소아가 아직 잘 모르는 병원체에 감염되었을 때 발생하는 면역학적인 이상으로 추정된다.
―가와사키병은 어떻게 치료하나.
▲입원해 수액과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고 항염제로 고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열이 내려도 관상동맥 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퇴원 후에도 하루 1회 저용량 아스피린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 심초음파 검사가 정상이라면 두 달 정도 약물 복용으로 치료를 마친다. 다만 관상동맥류가 있으면 관상동맥의 병변이 정상화될 때까지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가와사키병 완치가 가능한가.
▲관상동맥으로 인한 변화가 없다면 다른 전신증상은 완치된다. 병을 앓은 후 6~8주까지 관상동맥 병변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 심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다시 해보고 이상이 없으면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한다. 간혹 나중에 관상동맥 이상이 발견될 수 있으니 1년 후에 심초음파 검사로 추적 관찰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와사키병으로 인한 심장합병증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관상동맥에 꽈리 같은 동맥류가 생기거나 협착이 의심되면 심근스캔 같은 핵의학 검사나 관상동맥 조영술이 필요하다. 거대 동맥류가 생기면 시간이 지나면서 심근경색이 올 가능성이 있어 아스피린과 와파린 등 병합요법으로 치료한다. 혈전이 생기면 혈전용해제 투여가 필요한다. 관상동맥 협착이 심해져 완전폐쇄가 되면 관상동맥 우회술의 흉부외과적 치료가 필요한다. 그러나 관상동맥이 약간 늘어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 경우는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이 정상으로 회복되므로 그때까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한다.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 주의할 점은.
▲급성기 때 고용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 독감이나 수두에 걸리면, 매우 드물지만 라이(Reye) 증후군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수 있으므로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또한 위장 장애를 방지하기 위해 아스피린은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항혈소판 효과를 위한 것으로 용량이 매우 적어 복용 시 합병증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가와사키병을 앓고 난 후 예방접종은 언제 하나.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은 후 MMR(홍역, 볼거리, 풍진)과 수두 예방접종 등 생백신은 11개월 정도 미뤄야 한다. 면역글로불린 주사의 항체 성분이 생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 예방접종은 일정대로 시행해도 된다.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지 않고 치료한 경우는 예방접종을 미룰 필요는 없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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