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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증상 있다면 ‘결핵’ 의심해보세요 [Weekend 헬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08 04:00

수정 2020.05.08 04:00

조기발견이 중요한 결핵
꾸준히 치료받으면 완치
세계인구 30%가 결핵균 감염
감염자 중 10%만 발병
기침·재채기 등 공기 통해 전염
만성질환·면역력 떨어진 환자
음주 잦은 사람 걸릴 위험 높아
6개월간 꾸준한 약물치료 필수
중간에 약 끊으면 내성 생겨
결핵은 가장 오래된 감염병이면서 현재도 많은 사람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1882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된 결핵균은 기원전 7000년경 석기시대 화석을 비롯해 고대 이집트와 페르시아 미라에서도 감염 흔적이 발견됐다.

결핵균은 공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증식하고 건강한 폐를 손상시킨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결핵균이 새로 발견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8년 결핵 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결핵 신환자는 2만6433명으로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1만2029명으로 전체의 45.5%를 차지했다.


김주상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7일 "결핵은 6개월간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 완치될 수 있다"며 "전염력이 강하고 서서히 폐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소하면 검사해봐야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인구의 약 30%가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추산한다. 결핵균은 지방 성분이 많은 세포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굵기 0.2~0.5㎛(마이크로미터), 길이 1~4㎛ 크기의 막대기 모양인 결핵균은 다른 균에 비해 증식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

결핵균이 활동을 시작하면 면역세포와 결핵균의 염증반응에 의해 폐에 점차 고름이 생기게 된다. 결핵은 보통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 전염성이 있는 폐결핵 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 재채기를 하는 경우 결핵균이 포함된 미세한 침방울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다른 사람이 결핵균을 들이마시게 되면 폐로 들어가 결핵균에 감염된다.

폐 안에 결핵균이 들어오면 폐 실질(조직)을 녹이면서 괴사(고름)상태가 된다. 이렇게 괴사상태가 되면 결핵균이 활발하게 증식하게 되는데, 이때 기침을 하면 기관지 내부에 있던 결핵균이 대량으로 공기 중에 방출된다. 기침하는 결핵 환자 앞에서 대량으로 흡입했다면 결핵이 옮을 수 있는 확률은 그만큼 커진다.

결핵에 감염되면 기침, 체중감소, 가래, 무기력감, 객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 평소처럼 식사를 하는데도 체중이 줄고 감기 증상이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핵을 진단하려면 먼저 흉부 엑스선 검사를 진행한다. 흉부 엑스선 검사 결과 결핵이 의심되는 경우 확진을 위해 객담결핵균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

■잠복결핵 상태에선 감염 없어

결핵균에 감염된 모든 사람이 증상을 호소하고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결핵은 감염자의 10%에서만 평생 한 번 정도 발병하고, 90%는 잠복결핵감염상태로 결핵이 발병하지 않는다. 잠복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은 됐지만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결핵과 면역기능은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는 사람, 영양실조에 걸려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 등이 감염 위험이 높다. 장기이식환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식수술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기 때문이다.

잠복결핵은 흉부 X선 검사에서도 정상이고, 결핵 증상 또한 없다. 따라서 잠복결핵감염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해도 공기 중으로 결핵균이 배출되지 않아 다른 사람들에게 결핵을 감염시키지 않는다.

잠복결핵감염은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TST) 또는 인터페론감마 분비검사(IGRA)로 진단한다. TST는 결핵균 항원을 팔의 피부에 주사하여 48-72시간 사이에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크기를 측정해 결핵균감염을 확인한다.

반면 IGRA는 혈액을 채취해 결핵균 감염을 확인한다. 다만 잠복결핵감염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과거에 활동성 결핵 및 잠복결핵감염에 대하여 적절히 치료하고 이후에 재감염의 증거가 없다면 잠복결핵감염 치료는 시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잠복결핵자가 흡연, 음주, 당뇨, 영양 결핍 등 몸의 면역이 떨어질 경우 일반적으로 약 10~20% 정도가 결핵으로 발병한다. 잠복결핵이 결핵으로 발병 전 치료 시 60~90%까지 결핵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

■약 제때 복용 안하면 다재내성결핵 발전

결핵약에 내성이 없는 환자가 2주 이상 결핵약을 복용할 경우 전염성이 대부분 없어진다. 또 결핵약을 6개월간 꾸준히 복용하면 90% 이상 완치된다. 문제는 결핵약 복용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결핵약을 써도 잘 낫지 않는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결핵 치료는 6개월간 꾸준한 약물복용이 필수다. 하지만 부작용은 환자들의 치료를 방해한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간 기능 장애다. 복통, 식욕부진은 물론 심한 경우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소화불량, 구토 등 위장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이 심할 경우 약제를 추가해 조절한다. 몸과 얼굴에 발진이나 여드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약을 중단할 경우 대부분 사라진다. 초기에 부작용이 많지만 다시 약을 조절하며 복용하면 대부분 조절이 가능하다.

일반 결핵은 6개월간 약만 꾸준히 복용해도 완치가 되지만 중간에 약을 끊거나 약의 일부만 복용하면 약제 내성이 생긴다. 약제 내성이 생기면 2차 약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약의 수가 늘어날 뿐 아니라 부작용도 더 심해진다.
치료 기간도 2년까지 늘어나게 된다. 심각한 경우 어떠한 약제도 듣지 않는 광범위내성결핵으로 진행할 위험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약물치료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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