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 모씨(54·여)는 최근 지인들과 함께 운동 겸 나들이 겸 간식 거리를 챙겨 인근 산을 찾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동안 운동은 고사하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미루다 보니 오랜만에 나선 산행이 무척 즐거웠다.
그런데 며칠을 연달아 등산을 다니다 보니 무릎에 뜨끈뜨끈한 열감과 함께 통증이 생겼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지냈는데, 무릎 관절이 붓고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지속됐다. 특히 앉았다 일어설 때와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편감이 있어 병원을 찾았는데,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라는 진단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부딪치거나 넘어진 적이 없는데 연골판 파열이라는 진단에 정 씨는 어리둥절했다.
반월상 연골판은 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 위치하며 무릎의 중간뼈 사이에 들어있는 물렁한 조직으로, 연골을 보호하고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무릎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외상이나 외부 충격 등에 의해 한번에 찢어지거나 여러 번의 충격에 의한 퇴행성 변화로 손상이 된다. 20~30대 젊은 층의 경우 운동 중 부상으로 연골판이 파열되는 경우가 많지만 40~60대 중년 층의 경우 작은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연골판이 조금씩 닳다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 파열은 주로 가사노동을 많이 하는 주부들에게서 쉽게 나타난다.
정 씨와 같이 퇴행성 파열의 경우 특별한 외상 없이 무릎이 자주 붓고 무릎 안에서 소리가 나고 쪼그려 앉았다 일어날 때, 계단이나 경사진 곳을 오를 때 통증이 생긴다. 평소 산행을 즐기는 경우 산에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무릎에 많은 하중이 실려 무릎의 반월상 연골판이 미세한 손상을 입으며 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산행을 마치고 휴식하면 손상된 연골이 서서히 회복되는데, 이 때 냉찜질로 무릎 관절 부위의 열을 식혀주면 회복 속도를 빠르게 해준다.
퇴행성 변화로 인한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이미 만성적으로 파열된 상태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증상을 조절하며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찢어질 연골판 조직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면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증상을 방치할 경우 손상이 심화될 뿐 아니라 퇴행성 관절염으로 급격히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손상된 반월상연골판은 자연 회복이 불가능하고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 하더라도 노화가 진행되면서 재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를 통해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에 오르기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부상을 최소화하고 산에서 내려올 때는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좋다.
/이지호 원장(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정형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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