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지역 가정용 연료 주도권 놓고 LNG-LPG 가격 ‘공방’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09 13:54

수정 2020.05.11 11:18

제주도, LNG는 ‘규제요금’ 가격 결정 ‘합리적’…보급률 높이면 더 저렴
LPG업계, “저렴하다는 LNG, 더 비싸다”…투자 대비 LNG 경제성 의문
제주도 LNG(액화천연가스) 공급 흐름도 [사진=제주도 제공]
제주도 LNG(액화천연가스) 공급 흐름도 [사진=제주도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는 9일 LPG생존권사수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3월말부터 도내에 공급되기 시작한 도시가스용 LNG(액화천연가스)에 대해 당초 “LPG(액화석유가스)를 사용할 때보다 35% 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이라고 홍보한 것과 달리, LPG보다 더 비쌌다”며 수천억원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도시가스 보급 사업에 의문을 제기하자, “LNG와 LPG의 요금 결정 방식의 차이”라며 비대위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LNG 요금은 규제요금이고, LPG 요금은 자율요금으로 부과되고 있다는 것이 반론의 핵심이다.

도는 이날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지역 LNG 요금은 외부 전문기관(에너지경제연구원)을 통해 산정됐고, 제주도 물가대책심의를 거쳐 최종 요금이 결정됐다"면서 "반면, LPG 요금은 자율요금으로서 석유정제 대기업에서 원가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거래별로 요금이 상이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LPG는 석유정제과정 중에 발생되는 부산물로서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갑작스럽게 요금이 급등할 우려가 있어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는 특히 LNG 소매가격 결정이 합리적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LNG가 LPG보다 비싸다는 주장에 대해 도는 "특정 기간과 장소에 한정해 가스요금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최근 3년간 LPG 요금에 대한 상세 내역을 갖고 LNG 요금과 비교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LNG는 규제요금으로 공개되고 있으나 LPG는 자율요금으로 비교를 위한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LPG 비대위에서 최근 2~3년간 LPG 요금 자료 내역을 제공해 준다면, 도는 면밀히 비교 분석해 LPG 비대위에서 제시한 합당한 내용에 대해서는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시 애월항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제주LNG기지 전경 /사진=fnDB
제주시 애월항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제주LNG기지 전경 /사진=fnDB

도는 또 LPG 요금을 열량으로 환산할 경우에 LNG 요금 보다 더 경쟁력 있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4월 기준 공시 요금을 비교한 결과, 소비자 부담액은 LNG가 가장 낮았으며, 이 외의 연료(LPG+AIR, LPG프로판, LPG집단 요금의 평균값) 대비 절감 효과는 약 30%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가구당 필요한 동일한 소요 열량을 기준으로 계산된 결과"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투자 대비 LNG 도시가스사업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한국가스공사가 제주시 애월항에 제주LNG기지를 짓고 배관망 구축을 위해 국비 5400억원이 투입된 가운데, 이는 민수용 뿐 만 아니라, 발전용을 포함한 것“이라며 ”발전용·민수용 공급 물량 비중을 9대 1로 봤을 때, 공사의 민수용 투자비는 10% 수준인 540억원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향후 LNG 보급정책과 관련해 “도시가스는 판매물량이 많을수록 가격이 내려간다”며 “현재 11%인 도내 가구 공급률을 2029년까지 57%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도는 "LNG는 가격뿐만 아니라 LPG에 비해 폭발한계와 발화점, 연소범위 등에서 안전성이 우수하다"며 "도는 천연가스 인프라를 확충해 친환경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도민의 에너지 복지 실현과 편익 증진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천연가스의 공급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되면 제주지역의 전력 에너지 자립도가 크게 향상된다"면서 "특히 청정에너지 사용 확대는 온실가스 배출이 최소화가 돼 제주의 청정 환경을 지키고 ‘탄소 없는 섬, 제주’ 조성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4월 기준 가스 가격을 분석한 결과, 33평형·70세대 이상 아파트의 경우 LPG 사용 시 LNG보다 연간 3만3430원이 절감되고, 200세대 이상 아파트(33평형)의 경우, 연간 8만6840원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LNG 도시가스는 ㎥당 단가 972원 이어서 저렴하다고 착각할 수 있으나, LPG 대비 열량이 42%에 불과하기 때문에 열량대비로 환산할 경우 LPG가격이 더 경쟁력이 있으며, 최근 1년간 LPG가격 평균을 적용하더라고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도시가스는 LPG+Air 믹스로 공급하다가, 최근 3월말부터 LNG로 전환 후 기존 가격보다 4.2% 인하 효과가 있었지만, 5400억원의 혈세를 투입해서 4.2% 인하 효과는 미미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와 제주도시가스는 지난 3월25일부터 도시가스 배관이 설치된 제주시 동지역 2만7053세대에 LNG 공급에 나섰다.
제주LNG기지는 통영LNG기지에서 배로 운송해 온 천연가스를 저장한 뒤, 제주복합발전소(중부발전)·한림복합발전소(남부발전)을 비롯해 발전용·가정용 천연가스를 도내 각 수요처에 공급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