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음상준 기자 =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발생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군내 확진자도 9일 기준 3명이 발생했다.
이중 일부는 외출금지 지침을 어기고 클럽을 찾아 군내 기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장병들은 휴가도 2달이 넘도록 미루고 있는데 간부들이 클럽을 찾았다는 비판이다.
방역당국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군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명이 추가됐다.
국방부는 "오전 1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추가됐다"며 "추가 확진자는 경기 용인의 육군 간부(대위) 1명, 서울 국방부 직할부대(국직부대) 병사 1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발생한 국방부 직할의 사이버사령부 부사관(하사) 1명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병사 1명은 사이버사령부 부사관의 접촉자다.
국방부는 사이버사령부 부사관의 접촉자 103명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국직부대 병사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102명은 일단 음성 판정이 나왔다.
문제는 이들 중 대위와 부사관이 군내 숙소대기 원칙을 어기고 클럽을 방문했다는 사실이다.
두 사람이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시기는 아직 방역지침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시기다. 영외 숙소를 쓰는 군 간부들의 경우도 퇴근 후 숙소 대기가 원칙이다.
반면 장병들은 지난2월22일부터 휴가가 제한돼 왔으며, 방역 지침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후 이틀이 지난 8일에서야 겨우 휴가가 허용됐다.
장병들은 76일 간 휴가나 외출을 사용하지 못해 가족이나 친지들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군 간부들이 유흥시설인 클럽을 찾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이버사령부 부사관이 자대 내 병사에게까지 코로나19를 전파해 비판의 수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안보 책임을 더 무겁게 느껴야 할 군 간부들이 전국적으로 감염병 위험이 높은 시기 무단으로 외출해 감염병을 영내에 확산시켰다는 지적이다.
군인 동생을 두고 있는 20대 이모씨(28·여)는 "장병 가족들이 병사들의 휴가를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며 기도하고 있는데, 대기 원칙을 어기고 클럽에 갔다니 허탈하고 분노를 금할 수 가 없다"며 "군 기강을 위해서라도 엄벌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예비역 장교 출신의 30대 이모씨는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방역 지침을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군내에서 이같은 일이 생겨 우려스럽다"며 "연이은 군기강 관련 사고에 이어 우리 군에 대한 신뢰 문제가 더 커질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병 가족들 사이에서는 혹시라도 이번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증가세로 두달여만에 재개된 장병들의 휴가가 다시한번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국방부는 아직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 결정은 미뤄둔 상태다.
국방부 관계자는 '숙소 대기 원칙을 어긴 것'과 관련 "당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클럽 방문이 제한된 상태였던 것은 맞다"며 "(징계 여부는) 나중에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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