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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 아파트 가격대별 거래 비중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해까지 낮은 거래 비중을 보여온 1억원 초과~3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급증 반면 9억원 초과~15억원 미만 아파트는 감소 추세다. 고가 주택을 겨냥한 정부 정책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저가 가격대 매물을 찾아 나선 것. 전문가들은 대출과 거래규제, 세금 등으로 인해 가격대별 거래 이동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서울 1억원~3억원 아파트와 9억원~15억원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불과 3개월 사이에 순위가 역전됐다.
저가 아파트 거래는 실수요 목적이 대부분이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이보다 아래로 조정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 1억원~3억원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올 1월 9.56%에서 3월 12.49%, 4월에는 15.57%를 나타내 3위로 올랐다. 3개월 새 거래 비중이 무려 6.01%포인트 뛰었다. 이에 비해 9억원~15억원 아파트 거래 비중은 1월 12.49%에서 4월 8.8%로 추락해 4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두 가격대의 거래 비중이 역전된 건 12·16 대책의 영향이 크다.
정부는 지난해 12·16 대책을 발표하며 시가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9억원 초과분에 한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를 기존 40%에서 20%로 강화해 적용키로 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강화됐을 뿐 아니라 종합부동산세 세율도 0.1~0.3%포인트 상향조정됐다.
전문가들은 9억원~15억원 아파트가 12·16 대책 직격탄을 맞자 투자자는 관망을, 실수요자는 눈높이를 낮춰서 매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9억원 이상 아파트가 대부분인 서울 강남권의 거래량이 감소해 서울 9억원~15억원 거래 비중 영향을 미쳤다"라며 "여기서 줄어든 거래가 주로 1억원~3억원 구간으로 옮겨갔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6억원~9억원 구간에서 일었던 풍선효과의 연장 선상으로 분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12·16 대책 직후 6억원~9억원 구간 아파트가 많은 노원, 도봉, 강동, 금천 등이 풍선효과로 가격이 많이 올랐었다"라며 "최근 1억원~3억원 구간의 거래 비중이 증가한 것도 기존에 일었던 풍선효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그러면서 "서울 집값 하락 추세가 6주째 이어지고 있는데, 서울 고가 아파트 투자 수요가 위축된 것과, 1억원~3억원 구간 실수요 거래가 겹쳐 거래 비중이 변동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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