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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 잡음에 자강론 고개드는 통합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1 17:14

수정 2020.05.11 17:34

당선인 전원 모이는 연찬회
빠르면 이번주 중 개최 가능성
당 정상화 놓고 격론 예상
미래통합당이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끄는 원내지도부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최대 현안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 여부를 두고, 당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한 차례 출범이 무산된 김종인 비대위는 임기와 권한 등을 둘러싼 이견 탓에 좀처럼 당 쇄신방향에 대한 당론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김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시한부' 비대위는 맡지 않겠다는 뜻을 꺾지 않으면서 비대위 논의는 공전만 거듭하는 양상이다. 그 사이 비대위 대신 당내 인사에게 쇄신작업을 맡기자는 자강론이 서서히 고개를 드는 등 비대위에 무게를 싣던 당내 기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통합당은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중 21대 총선 지역구 당선자 84명 전원이 참석하는 연찬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원내지도부가 꾸려진 만큼 총선 패배원인, 당 쇄신방안 등 당면한 현안에 대해 서둘러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어서다.

특히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두고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당은 지난 4월 28일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대위를 추인했지만, 임기 연장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미 한 차례 무산된 상임전국위를 당론을 모아 다시 열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일단 큰 틀에서 비대위를 통해 당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우세하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84명 중 59명의 찬성표를 받은 주 원내대표도 8월 이전 조기 전당대회 대신 김종인 비대위 찬성 쪽에 손을 들고 있다. 선거 참패에 대한 분석·반성 없이 조기 전당대회를 하면 당권다툼으로 치달아 당이 분열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다.

21대 총선 지역구 당선자의 전체 71.4%에 달하며 당내 최대그룹을 형성한 초·재선 60명도 김종인 비대위에 무게추를 싣고 있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일단 비대위 등을 통해 당을 정상화시킨 후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당내 의견이 많다"면서 "(김 전 위원장의 임기가) 4개월은 넘되 충분히 권한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당이 전향적으로 (임기와 권한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당과 김 전 위원장이 서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후 분란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연찬회와 당선자총회 등을 통해 비대위 임기와 권한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초선 의원은 "기본적으로 비대위를 출범하자는데 찬성한다"면서도 "비대위 출범 전 임기와 권한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1대 총선에서 4선 고지에 오른 한 의원은 "비대위를 하느냐 안하느냐는 이미 선을 넘었다. 선거에서 참패했기 때문에 비대위를 거쳐 당을 수습해야 한다.
단지 논의돼야 할 건 비대위 임기 문제"라고 했다.

김종인 비대위를 놓고 당내 의견이 분분하면서 내부 인사가 주축이 된 혁신위원회 출범 등 자강론도 대두되고 있다.
3선을 달성한 조해진 당선자는 이날 당 지도체제를 결정하기에 앞서 전 당원이 참여하는 당 쇄신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쇄신작업이 성과를 내려면 원칙적으로 당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개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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