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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고용보험 4만명 줄어… 외환위기 맞먹는 일자리 위기 [코로나19 고용 쇼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1 17:33

수정 2020.05.11 18:26

실직 빠르게 늘고 새 일자리는 감소
실업급여 신청 4월에만 12만9천명
지급액 1조 육박… 석달째 최고치
올 전체 12조9000억원 지급 전망
제조업 고용보험 4만명 줄어… 외환위기 맞먹는 일자리 위기 [코로나19 고용 쇼크]
4월 고용보험 통계에서 드러난 고용충격은 한마디로 사상 '최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여러번 붙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4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51억원 증가했다. 사상 최대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올 2월 7819억원, 3월 8982억원, 4월 9933억원으로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4월 한 달간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2만9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33%(3만2000명) 늘었다.
4월 실업급여 수급자는 61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만1000명 늘었다.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실업급여 지급액이 올해 예상보다 빠르게, 많이 나가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12조원대 후반의 실업급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16년 6조3000억원이던 실업급여 지출액은 2018년 7조9000억원, 2019년 9조9000억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실업급여 지출 예상액은 당초 11조4000억원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2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고용보험 행정통계는 전체 취업자의 약 절반(49.4%)의 상황만 보여주는 반쪽짜리다.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으며 고용보험을 납부하는 그나마 상황이 괜찮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용위기다. 특수고용직 노동자, 프리랜서, 건설일용직 등 비정규직과 자영업자는 빠져 있다.

4월 고용보험 총 가입자 수는 1377만5000명으로 16만3000명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51만9000명과 비교하면 69%가량 줄어든 수치다. 4월 고용보험 신규 취득자는 전년과 비교해 12만1000명이 줄었다. 고용보험 자격을 잃고 실직한 사람은 지난해 4월과 비교해 2만5000명이 줄었는데 이는 "정부의 각종 지원과 정책 효과"이며 "기업들이 신규 고용을 미루거나 줄이면서 기존 고용을 유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고용안정지원금을 통해 기존 일자리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는 동안 예비취업자들의 새 일자리는 줄었다. 29세 이하 청년의 고용보험 가입 증감폭은 1월과 2월까지만 해도 플러스였으나 3월 들어 -1만7000명으로 전환됐다. 4월에는 전년보다 4만7000개가 줄었다. 30대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치도 1월부터 4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54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명 감소하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자동차·전자통신 등은 감소가 지속됐고 식료품은 이달 감소로 전환됐다.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938만2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9만2000명 증가하며 지난해 4월(49만5000명) 증가폭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특히 수출 주도형 경제인 우리나라는 미국·유럽 등 주요 수출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앞으로도 고용시장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뉴욕타임스 기사를 인용, "코로나 위기가 불러온 고용충격이 무섭고 특이하다"며 "다른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고용이 상당기간에 걸쳐 서서히 타격을 받았는데 이번 위기가 시작하자마자 한달 만에 실업률이 14.7%로 즉시 급등했다"고 썼다.


김 차관은 "미국의 경우 주당 실업급여 청구건수가 300만~600만명을 연거푸 기록하고 있다"며 "미국 4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사라진 일자리가 2000만개가 넘는다"고 전했다.

구조조정과 해고가 비교적 자유로운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고용유지 조치가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실업급여 지급액 추이를 보면 전망이 밝지는 않다.
김 차관의 언급은 한국도 코로나19발 고용충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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