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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노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K-야구’에 잠 못드는 美 팬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3 07:35

수정 2020.05.13 07:34

ESPN "미국에서 빠던은 모욕의 의미지만 한국에서는 예술"
미국서 뜻밖의 인기 누리고 있는 NC다이노스



[파이낸셜뉴스] “우리는 잠들지 않습니다”

한 해외 축구 구단의 국내 팬 커뮤니티에서 내건 현수막에 적힌 문구다. 해외 스포츠 리그를 즐기는 국내 팬들은 우리 시간으로 새벽에 경기가 열리는 탓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이 반대로 일어나고 있다.

KBO의 중계권을 구매한 미국 ESPN은 매일 한 경기씩 KBO를 중계한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낮 경기는 새벽 1시, 저녁 경기는 새벽 5시 30분에 열리지만 미국의 열성 야구팬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KBO 경기를 ‘집관’(집에서 관람)하고 있다.


텅 빈 관중석, 침을 뱉지 않는 선수들, 여느 때와 달리 몰리는 외신 기자들 역시 코로나19가 만들어낸 2020 KBO리그의 진풍경이다.

KBO 개막 일주일이 지난 현재,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야구를 접하고 있다.

■ 미국 팬들 사로잡은 K-야구의 ‘빠던’ 문화

[사진=뉴시스화상]
[사진=뉴시스화상]

미국 ESPN 중계진을 비롯해 현지 야구 팬들을 사로잡은 것은 KBO의 ‘빠던’(빠따 던지기) 문화다. 미국 현지에서는 빠던을 ‘배트 플립’(bat flip)이라고 부른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빠던은 타자들의 세리모니이자 팬 서비스다. 호쾌한 장타에 이어지는 빠던에 국내 팬들은 열광한다.

반면 미국 무대에서 빠던은 투수에 대한 무례함과 모욕의 의미다. 때문에 고의 빈볼이나 벤치 클리어링 등 선수들의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실제로 지난 2015년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호세 바티스타(당시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홈런을 친 이후 멋진 빠던을 선보였다. 다만 이는 양팀 선수들의 난투극으로 이어졌다.

미국 현지 팬들은 자유로운 한국의 빠던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미국 ESPN 역시 ‘보내주는 것의 예술’(The Art of Letting Go)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미국에서 배트 플립은 모욕의 상징이지만 한국에서는 예술”이라고 평가했다

■ 美 노스 캐롤라이나주 뜻밖의 인기 구단 NC 다이노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경남 창원에 연고를 두고 있는 NC 다이노스는 미국 현지에서 뜻밖의 인기를 얻고 있는 구단 중 하나다.

NC 다이노스의 첫 번째 인기 이유는 ‘NC’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약자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우연하게도 노스캐롤라이나주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이 없다. 때문에 노스캐롤라이나 팬들은 NC 다이노스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더햄을 연고로 하는 아마추어 야구팀 더햄 불스는 공식 SNS계정을 통해 “NC 다이노스의 팬 계정”이라며 NC다이노스를 향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선캄브리아기부터 중생대, 신생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공룡 화석들이 발견된 지역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지역적 특징이 NC 다이노스의 상징인 ‘공룡’과 상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NC다이노스의 마스코트 ‘단디’와 ‘쎄리’ 역시 NC다이노스의 인기 행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쎄리’는 이른바 ‘스월 대디’(swole daddy·몸짱)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편집자주 = 어디 가서 아는 척좀 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사회, 시사, 경제, 문화, 예술 등 세상의 모든 지식을 파이낸셜뉴스의 두유노우가 쉽고 재밌게 알려드립니다.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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