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다. 일주일 새 확진자 100명을 훌쩍 웃돈 상황에서 그간 호평을 받아온 'K-방역'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방역체계가 갈림길에 섰다.
1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수는 총 119명이다.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66번째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일주일 만이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수 증폭은 그간 교회, 요양병원, 콜센터 등 동일 집단 확진자 발생과는 달리 불특정 다수, 20~30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염 전파 위험이 더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월 말~3월 초 대구·경북 지역에서 폭증했던 1차 집단 감염과는 다르게 이태원 클럽 확진자의 접촉자가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 2·3차 지역 사회 감염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에 전국 시·도 지방자치단체는 유흥업소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며 추가 확산을 막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일각에선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클럽과 술집 등은 그간 코로나19 확산 뇌관으로 꼽혀왔던 곳이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이달 5일까지 완화된 거리두기 방침으로 전환하면서 '운영중단'을 권고했던 유흥시설과 일부 체육시설을 '가급적 운영자제' 권고로 수준을 낮췄다.
마스크 착용, 거리두고 앉기, 방역 관리자 두기 등 방역지침 준수 명령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이번 이태원 클럽발 확산을 막지 못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이태원 클럽발 2차 감염이 지속하고 있고, 3차 감염 의심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클럽 방문자의 허위 진술로 인천 지역 중·고등학생이 집단 감염에도 걸리는 등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20~30대를 넘어 10대 영유아 가족 감염 확진까지 번지고 있다.
또 기존까지 파악된 클럽 외에 다른 클럽, 주점 등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전혀 다른 연결고리로 감염이 확산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그간 세계적으로 호평받던 K-방역도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 "코로나19 확산을 진압하는 데 크게 성공했던 한국이 다시 수세에 몰리고 있다"며 이태원 클럽 발 감염 확산을 소개했다.
WSJ는 이태원 클럽발 감염 초발 환자로 꼽히는 경기도 용인시 66번째 확진자 A씨(29)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6일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한 날이었다는 데 주목하기도 했다.
파이내셜타임스(FT) 역시 "이번 집단감염이 성공적인 방역으로 국제적인 찬사를 받은 한국 정부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이 제시한 골든타임은 이날까지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 새 이태원을 방문한 이들을 통해 일고 있다. 코로나19 평균 잠복기를 고려하면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발병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비난이 걱정돼 진단검사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역당국의 고심은 점점 깊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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