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통합당, 반성 자리에 나선 진중권
"산업화, 반공시대 지나..이젠 정보화 시대"
"보수진영, 사회과학적 인식 무장해야"
"옛날 문제없던 발언, 이젠 문제된다"
"황교안, 패전투수..대안세력 인정못받아"
"산업화, 반공시대 지나..이젠 정보화 시대"
"보수진영, 사회과학적 인식 무장해야"
"옛날 문제없던 발언, 이젠 문제된다"
"황교안, 패전투수..대안세력 인정못받아"
[파이낸셜뉴스] 총선 참패 이후 미래통합당의 방향성을 논하는 자리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다시 한번 통합당을 향해 "뇌가 없다"고 일갈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진 전 교수는 보수가 상당히 무능했음을 강조, 산업화가 아닌 정보화 사회에서 보수진영이 사회과학적 인식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이명박,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진 산업화와 권위주의, 반공 이념에서 벗어나 인터넷 등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정보화 시대에서 새롭게 지지층을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오신환 통합당 의원은 "정권이 잘못해도 웬만하지도 못했던 미래통합당이란 지적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진 전 교수는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유의동, 오신환 의원 주최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통합당을 향해 까놓고 말하면 뇌가 없다"며 "싱크탱크가 여연이 있는데 그나마 남은 여론조사 마저도 틀린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의원들도 학습해야 한다. 옛날에 아무렇지 않게 했던 발언들이 이제는 문제가 된다"며 "저만 해도 옛날에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이 지금은 비판을 받는다. 민감해졌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그러니 막말이 나온 것이다"라면서 "사회과학적 인식과 윤리성 사이에서 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 전 교수는 보수와 진보의 정책적 차이가 크지 않음을 강조, 실용적인 정책을 먼저 선점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젠 실용주의적으로 가야 한다.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며 "2010년에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얘기는 원래 좌파정책이다. 저쪽(민주당)의 아젠다를 뺏은 것이다. 저쪽의 최저임금도 아베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수는 태도의 이름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집단지성이 '천천히 가자'는 것이 보수"라면서 "위험해도 새로운 실험을 하자는 것이 진보다"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당 전통 지지층 가운데 극우 유튜버 들을 겨냥, "많은 극단 세력들은 정치가 아닌 돈벌이를 한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당이 휘둘리면 안된다. 민주당은 적절하게 잘라냈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이번 총선 참패와 관련, 진 전 교수는 황교안 전 대표에 대해 "탄핵 정권 총리로 패전투수였다"며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평했다.
그는 "황 전 대표는 종로에 떠밀려 나가기 보다 장렬히 전사하고 자신이 마지막 탄핵 세력이라고 했었어야 했다"며 "통합당은 정권 심판을 얘기하면 안된다. 통합당은 정권 심판의 주체가 아니었다. '앞으로 잘하겠다'라고만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냈던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에 대한 통합당의 공세에 대해서도 진 전 교수는 "옛날 운동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확전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정의연 사건으로 저쪽(민주당)을 공격하려 하지 말라. 이용수 할머니의 말씀을 잘 들어라"라면서 "회계, 장부 공개문제는 언론이 하라고 해라. 운동권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임을 치고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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