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세계 각국에 코로나19발 '실업대란'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1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의 공식 도시 실업률이 6.0%로 상승했다. 지난 2월 6.2%에서 3월 5.9%로 진정되는 듯했지만, 한달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특히, 자영업자 1억4900여만명과 농촌에서 도시로 일자리를 구하는 1억7400여만명은 제대로 통계에 잡히지 않아 이보다 수치가 더 높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농민공은 3억여명으로 추정된다. 다만 춘제(중국의 설) 때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도시의 일자리로 복귀한 농민공은 지난 1·4분기 기준 1억2300여만명에 불과했다. 1년전과 비교할 때 3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의 수입은 중국 전체에서 평균 7.3%, 도시지역에서 12.6% 각각 줄었다.
여기다 중국은 올해 870만명의 대학생이 학교 문을 나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졸자가 최악의 취업난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CMP는 그 근거로 중국의 1·4분기 채용이 전년동기대비 27% 축소됐다는 베이징대의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중국의 유례없는 대량 실업우려가 나오는 것은 코로나19의 경제 충격 때문이라고 SCMP는 해석했다. 중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 역성장했다. 지난 4월 세계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대공황 이후 최악인 3%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타이증권은 중국의 실제 실업률이 20.5%로 70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류천제 선전탄왕자산관리공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찰적 실업'(일시적 노동력 수급 불균형)에 처한 사람이 최고 2억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3~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98만1000건을 기록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수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언론들은 최근 8주 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약 3650만명이 실직한 것으로 추산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미국의 실업률이 대공황 상황에 버금가는 25%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역시 제조업, 숙박·서비스업 등에서 3월 고용이 급감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지난달 28일 발표를 보면 3월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은 1.39배로, 3년6개월 만에 1.4배 이하를 기록하면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규 채용이 거의 전 업종에 걸쳐 위축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일본의 실업자 증가가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리먼 사태' 당시의 100만명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으로 증가할 소득, 실업 등의 불평등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사회보장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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