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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에 이어 '그린뉴딜' 사업 계획 마련을 4개 부처에 지시하면서 그린뉴딜에 담길 내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등 4개 부처는 보안을 유지하며 관련 내용을 준비 중이다. 일각에서는 그린뉴딜이 앞선 정부들이 추진했던 '녹생성장', '창조경제' 등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 EU 등은 이미 수년 전부터 그린뉴딜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 일자리 창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시 그린뉴딜로 매년 2만7000개 일자리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워킹페이퍼 '뉴욕시 그린뉴딜 정책 및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는 그린 뉴딜법을 통과시키고 매년 약 2만6700개의 녹색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찬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뉴욕시는 기후활성화법을 통해 2030년까지 600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 매년 2만6700개의 녹색일자리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산화탄소 양은) 도로 위 차량 100만 대 감소 효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린뉴딜법은 도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주요 배출원인인 빌딩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빌딩 개보수, 에너지효율개선 재정지원, 빌딩의 녹색지붕과 세제감면 등을 담고 있다.
뉴욕시는 2050년까지 '그린뉴딜 장기 전략계획(OneNYC 2050)'을 실행하기 위한 8개 전략목표 및 30개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그린뉴딜 작업을 실행할 계획이다.
사단법인 에너지 전환포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EU, 영국 등도 그린뉴딜을 통해 경기부양, 재생에너지 발전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EU 대표부, 유럽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은 올 3월 그린뉴딜과 연계된 경기부양안 로드맵 작성에 돌입했다. 영국에서도 같은 달 금융감독청이 '기업 기후리스크 공개 방침 강화'를 발표하며 저탄소 경제 전환 작업을 본격화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대통령 보고 사안으로 현재 각 부처별로 그린뉴딜 사업 내용을 정리하고 있지만 안에 담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녹색부양, 에너지뉴딜 중심 될 듯
한국판 그린뉴딜 역시 녹색부양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뉴딜을 통한 저탄소 친환경 발전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4일 "그린뉴딜 관련 산업부 역할은 CO2"라고 밝히며 "에너지전환과 온실감스 감축 효과를 바탕으로 그린뉴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석탄을 통한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 산업이 주력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국토부의 경우 뉴욕시의 선례처럼 에너지 제로화 빌딩, 스마트 시티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해수면에 대형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난 6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그린뉴딜' 토론회에서 “전 세계 자동차산업 일자리가 5000만개인데 이미 재생에너지 일자리가 1000만개"라며 "재생에너지 100%로 가면 자동차산업 고용규모(49만명) 이상인 50만개의 일자리, 원자력 고용의 10배 이상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를 위해 그린뉴딜에도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린뉴딜 경기부양, 기업 회생, 일자리 창출, 소득 창출, 세수 증대, 재정건전성 회복'이라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도 "사람중심의 경제민주화, 포용적 디지털 전환, 혁신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드는 게 그린뉴딜"이라며 현재의 한국을 '기후악당국가'라고 언급했다.
포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꼴지이고, 미세먼지 농도는 1위다. CO2배출 세계 7위이자 에너지 소비 세계 9위, 에너지수입의존도는 95%에 달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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