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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수 복 많은 '두산·키움'의 비결은… 선수 보는 눈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9 18:34

수정 2020.05.19 18:34

최근 5년 외국인 투수 기여도
두산 437·키움 385·SK 379승
모든 구단이 같은 데이터 있으나
뛰어난 선수 낙점 하는 능력 중요
외국인 투수 복 많은 '두산·키움'의 비결은… 선수 보는 눈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외국인 투수들의 팀 성적 기여도는 얼마나 될까. KBO리그는 지난 2015년부터 10구단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최근 5년동안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린 팀은 두산(437승)이다. 다음으로 키움(385승), SK(379승), NC(377승) 순이다.

공교롭게도 이 순서는 지난 5년간 외국인 투수들의 합작 승수와 그대로 일치한다. 두산(122승)이 1위이고, 키움(112승) SK(111승) NC(104승) 순이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 여부가 팀 성적과 직결되었음을 알 수 있다.

NC와 공동 4위인 KIA(104승)는 5년 종합 승수(356승)에서 5위를 차지했다. 하위권 팀들의 경우도 외국인 투수 승수와 대체로 일치했다. 6위 LG(102승)는 종합 승수(351승)에서도 6위다. 7위 롯데(92승)는 8위(328승).

kt의 경우는 예외로 해야 한다. 첫 2년 동안 외국인 투수를 한 명 더 보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승수(89승)는 8위이나 종합 순위는 10위에 그쳤다. 9위(86승) 한화의 종합 승수는 역시 9위(330승).

외국인 투수 복이 유난히도 없는 삼성(63승)은 7위(336승)다. 삼성 왕조의 마지막 해인 2015년 88승을 올린 것이 종합 순위를 많이 끌어 올렸다. 그해 삼성은 승률(0.611)에선 1위를 차지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2015년 한국시리즈 명암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산의 니퍼트는 두 경기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0. 삼성의 두 외국인 투수는 2패, 평균자책점(클로이드 5.40, 피가로 10.13)도 엉망이었다.

외국인 투수 선발은 복불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팀의외국인 투수 기여도가 높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외국인 선수 선발은 거의 해외 에이전트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들이 복수의 대상자를 골라 주면 그 가운데서 선택한다.

10개 구단은 각각의 외국인 선수 선발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각종 데이터와 구단 고유의 평점 제도를 통해 선수를 선발한다. 하지만 결국 최종 낙점은 사람이 한다. 데이터는 데이터일 뿐이다.

두산이나 키움의 외국인 투수 기여도가 높은 이유는 그만큼 선수 보는 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스카우트 팀을 위시한 프런트의 힘이다. 두산이 화수분 야구로 불리는 이유나, 키움이 적은 돈을 쓰고도 좋은 성적을 올리는 이유는 같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를 데려와 6년 동안 94승을 거두게 했다. 니퍼트라는 좋은 투수가 시장에 나왔다는 소문을 듣고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의 시골마을까지 달려가 직접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산은 조쉬 린드블럼의 마음이 롯데를 떠난 사실을 알자 즉시 손을 뻗쳐 낚아챘다. 린드블럼은 2년간 35승을 거두었다. 지난 3년간 삼성 외국인 투수의 승수 합계(33승)보다 많다.


키움은 벤헤켄, 브리검, 요키시 등 외국인 투수들을 비싸지 않는 몸값으로 데려와 요긴하게 활용해 왔다. 2016년 벤헤켄을 일본 프로야구서 재영입할 때는 옵션 10만달러(약 1억2200만원)의 헐값으로 처리했다.
요키시의 올 시즌 연봉은 55만달러. 두산이나 키움이 잘 나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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