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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항공 여행, 첨단 기술로 '비접촉' 시대 진입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4 14:04

수정 2020.05.24 14:04

아일랜드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기내 소독 장면.로이터뉴스1
아일랜드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기내 소독 장면.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항공 여행 방식이 예전과 사뭇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NN은 21일(현지시간)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항공 여행이 코로나 사태 이후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변화는 우선 좌석 예약부터 시작된다. CNN는 항공사들이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중간 자리를 비우고 예약을 받고 있다며 일부 항공사들은 옆자리를 비우는 대가로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항공사들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가 뻔한 상황에서 빈자리로 인한 손실을 놓고 항공권 가격을 어떻게 정할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공항도 달라진다. CNN에 따르면 현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 항공은 UAE 아부다비 공항에서 호주 업체인 엘리시움 오토메이션과 손잡고 신형 탑승 수속 무인단말기(키오스크)를 시험하고 있다. 새로운 키오스크는 음성 인식 기능 등 비접촉 운영을 위해 제작됐다.
탑승객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만약 탑승객이 수속 중에 이상 징후를 보일경우 발권 및 수하물 수속이 자동으로 중단된다.

홍콩 국제공항의 경우 '클린 테크'라고 불리는 전신 방역 기계를 지난달부터 시범 설치했다.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기계는 40초 만에 광촉매 나노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신체를 소독한다. 또한 공항 측은 시설 곳곳을 항균 도료로 칠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살균 로봇을 배치하기로 했다. 최근 중국 다싱 국제공항 설계에 참여했던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의 크리스티아노 세카토 국장은 "공항 입장에서 제한된 공간으로 통행량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병행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어 "많은 공항들이 자외선이나 로봇 기술 시험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여행객들이 몸에 전자칩을 삽입해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카토 국장은 "일단 단기적으로는 탑승 전 보안 검색 과정에서 금속뿐만 아니라 여행객의 건강 상태까지 순식간에 확인하는 검색대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또한 코로나 시대에 보안 요원의 짐 검사 등 직접 대면 접촉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과정을 거친 탑승객들은 무조건 마스크를 쓰게 된다. 이미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등 유럽계 항공사들은 승무원과 승객 모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미국과 아시아 항공사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세계 약 20개 항공사에 납품하는 기내용품 제조사 캐리스의 페데리코 헤이츠 최고경영자(CEO)는 "승객들은 적어도 올해부터 마스크를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사들 사이에서 마스크와 장갑, 소독제 등이 포함된 개인 위생 파우치 수요가 크다며 이러한 용품이 앞으로 장기간 기내용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내 서비스 또한 바뀔 전망이다.
보잉 여객기의 실내 디자인을 맡았던 미 디자인 업체 티그의 데빈 린델 미래작가는 "기내 수하물 보관 서랍이나 문, 각종 손잡이들이 안구 인식 작동방식으로 변화, 물리적인 접촉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좌석에 설치되어 있는 승객용 모니터 역시 비접촉 방식으로 바뀔 수 있으며 승무원들도 식사나 음료때문에 복도를 돌아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로봇들이 승무원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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