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월성원전 '사용 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증설 찬반 공방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4 17:29

수정 2020.05.24 17:40

찬성 "고용안정·지역경제 활성화 필요" 
반대 "핵폐기물, 다른 도시로 이전해야"
8월 추가 건설 공사 시작해야
가동 중단 사태 막을 수 있어
월성원전 '사용 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증설 찬반 공방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사용 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을 두고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찬성 측은 "원전 노동자 고용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반대 측은 "정부가 약속대로 핵폐기물을 타 도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경주 여론 조사를 위한 시민참여단 구성 작업에 착수했으나 여기에서 배제된 울산 주민들의 반대가 큰 상황이다.

■울산시민 "보여주기식 여론조사다"

24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울산주민들은 월성 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과 관련해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상황이다. 울산 북구 주민의 경우 주민투표에 나서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으나 법적 효력은 없다. 울산은 24기의 원전 중 14기가 울산시청 반경 30km 이내에 위치한다. 울산시민 100만 명이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에 거주하고 있다.


울산운동본부는 지난 23일 재검토위가 '사용후핵연료 정책 전국의견수렴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자 현장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울산운동본부는 "원전 소재 지역이나 시민참여단 일부가 아닌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론화를 원한다"며 "정부 의도대로 맥스터를 짓는 절차에 전국공론화와 시민참여단을 이용하는 엉터리 형식"이라고 비판했다.

재검토위는 현재 △경주 월성 맥스터 추가 건설 △중장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정책과 관련해 투트랙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재검토위 관계자는 "전국 14개 거점에 총 550여명의 시민 참여단을 구성해 4주 정도 학습 및 질의응답을 거쳐 종합토론 이후 최종 참여단의 의견을 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와 별개로 경주 월성 맥스터 추가 건설의 경우 150여 명의 시민 참여단 조성을 목표로 지역 실행기구가 운영되고 있다"며 "울산 시민은 의견 수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론 조사는 참고 자료일 뿐

재검토위는 최근 방폐학회의 연구를 인용해 당초 2021년 11월로 예상됐던 월성 원전 맥스터 포화시점을 4개월 뒤인 2022년 3월로 재조정했다. 월성 원전 수리에 따라 운영률이 떨어지면서 이로 인해 사용후핵연료 배출이 줄어든 것을 반영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맥스터 공사에 총 19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적어도 올 8월에는 맥스터 추가 건설 공사를 시작해야 월성원전 가동 중단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검토위는 6월 말 경주 시민참여단의 여론 조사를 마치면 8월 중 착공이 물리적으로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만에 하나 경주시민이 추가 증설에 반대해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월 맥스터 추가 건설에 대해 허가를 했고, 향후 경주시가 건축물 허가만 하면 맥스터 추가 건설 진행은 행정적으로 문제가 없다. 문제는 중장기 핵폐기물 관리 정책의 향방이다.


월성 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이 '1차 방정식'이라면 향후 사용후핵연료 중간 저장 시설, 영구 처분 시설 설치 등에 대한 문제는 고차 방정식이다. 지역과 성별 등을 고려하긴 했지만 550여명의 시민 참여단의 여론에 따라 우리나라의 중장기 에너지 정책 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고준위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 계획에 따라 시민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5년 치)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