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재래시장 대부업 사기사건...적어도 300억원
“자식같은 돈인데”…전주 시장 상인들 ‘발동동’
상인·업체직원 “대표 300억 가지고 잠적” 고소
‘1000만원 투자 월 40만원 지급’ 홍보
피해상인들, 초기 이자 지급에 투자금액 올려
경찰 “수사확대… 업체 대표 추적 중”
“자식같은 돈인데”…전주 시장 상인들 ‘발동동’
상인·업체직원 “대표 300억 가지고 잠적” 고소
‘1000만원 투자 월 40만원 지급’ 홍보
피해상인들, 초기 이자 지급에 투자금액 올려
경찰 “수사확대… 업체 대표 추적 중”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전북지역 한 대부업체가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전주 전통시장 상인들로부터 투자금 수백억원을 받아 가로챈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주의 한 대부업체 직원들은 회사 대표가 투자금 명목으로 상인들이 예치한 300억원을 가지고 잠적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소인들은 전주지역 전통 시장인 중앙시장과 모래내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유치했으나, 대표가 최근 회사 자금 300억원을 몰래 빼내 종적을 감췄다고 경찰에 밝혔다.
중앙, 모래내 시장 상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대부업체는 지난해 가을부터 투자자를 모았다.
하루 1만원씩 100일 동안 투자금을 넣으면 10% 정도 이자를 줬다는 게 상인들 설명이다.
투자금을 넣은 상인이 다른 사람을 소개해주면 이자를 올려주기도 했다. 추가 투자자를 모으는 과정은 전형적인 다단계 판매 방식이었다. 대부업체는 실제로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면서 상인들을 안심시켰다.
이 대부업체는 최근 몇 달 동안 1000만원을 투자하면 월 40만원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높은 이자를 준다는 말에 전통시장 상인 40% 정도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들은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10억 이상 투자했다. 대부업체 직원들도 이 이벤트에 참여해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운데는 시중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형제, 친인척,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투자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중앙시장 한 피해 상인은 “초기에 100만원을 투자했는데 실제 약속한 이자를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하기에 안심하고 주위에서 돈을 빌려 총 5000만원 넘게 건넸다”며 “하지만 최근 이자는커녕 원금 반환조차 이뤄지지 않아 업체 직원들에게 항의했지만, 대표가 저지른 일로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이곳에서만 100명이 넘게 투자했으며 인근 모래내 시장 상인들까지 합하면 피해액이 적어도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피해 사례를 취합해 대부업체를 고소할 예정이다.
경찰은 “우선 고소인들을 상대로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며 잠적한 업체 대표에 대한 추적도 병행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대부업체 대표는 지난해 11월 인천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최근 열린 공판에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전북 최대 금융사기 사건으로 떠오른 재래시장 사건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접수된 대부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고소장 접수는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맡아 수사를 벌이기로 하고 고소인들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전주 중앙시장과 모래내 시장 상인들의 향후 고소 접수와 관련해서는 전주 완산경찰서와 전주 덕진경찰서에서 피해접수를 받은 뒤 내용을 취합해 지능범죄수사대로 이관하기로 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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