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플라스틱 분해하는 플랑크톤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8 12:00

수정 2020.05.28 12:00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세포공장연구센터 연구진이 개발한 식물성 플랑크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세포공장연구센터 연구진이 개발한 식물성 플랑크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수산 양식용 먹이로 활용해 어패류 내의 플라스틱 오염 예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세포공장연구센터 이용재, 김희식 박사팀이 유전자 형질전환을 통해 플라스틱 분해효소를 만들어내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만든 플랑크톤은 수생 생태계의 1차 생산자임과 동시에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이 식물성 플랑크톤을 음료수 페트병을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완전히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페트병이 분자 수준의 작은 물질인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라이콜로 분해됐다.

2016년 해외연구팀에 의해 페트병을 분해하는 효소가 세균으로부터 발견됐지만, 아직까지 식물성 플랑크톤인 녹색 미세조류에 적용한 사례가 없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세포공장연구센터 연구진이 개발한 식물성 플랑크톤을 이용해 플라스틱 분해 실험을 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세포공장연구센터 연구진이 개발한 식물성 플랑크톤을 이용해 플라스틱 분해 실험을 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연구책임자인 김희식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녹색 미세조류를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세균 등 미생물에서만 연구를 진행해 환경적용이 어려웠으나 이번 연구결과로 적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클라미도모나스 레인하티'라는 가장 대표적 녹색 미세조류에, 페트병 분해 효소(PETase)의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해 식물 플랑크톤에 적합하도록 유전자를 합성했다. 이렇게 해서 페트병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CC-124 PETase)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실용화를 위해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을 먹이로 활용한 동물성 플랑크톤이나 어류 속 플라스틱 분해효과를 밝혀내고 환경 영향 분석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생물 분야의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얼 셀 팩토리즈 4월 2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한편, 어패류 등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중금속이나 방사능과 같이 먹이사슬을 통해 플라스틱 생물농축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수생 생태계에서 1차 생산자로서 빛으로부터 포도당과 같은 영양분을 합성해 전체 먹이사슬에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수생 생태계의 연쇄 오염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먹이사슬을 통한 플라스틱 생물농축을 차단할 수 있다.

먹이로 오인해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동물성 플랑크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먹이로 오인해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동물성 플랑크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