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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 재수술률 4.6%… 가장 큰 원인은 ‘기기 고장’[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8 17:25

수정 2020.05.28 19:55

삼성서울병원, 2001~2019년
인공와우 수술 환자 925명 분석
인공와우 재수술률 4.6%… 가장 큰 원인은 ‘기기 고장’[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선천성 난청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은 생후 12개월 전후에 이식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도 돌발성 난청이나 노화성 난청 등 여러 원인으로 고·심도 난청이 발생합니다. 이 때 보청기 등으로 청각재활이 어려울 때 이식수술을 받게 됩니다.

인공와우란 달팽이관(와우)의 기능을 잃은 고·심도 난청 환자에게 청신경을 직접 자극해 소리를 듣도록 보조하는 이식장치를 말합니다. 들어오는 모든 소리를 단순히 증폭하기만 하는 보청기와는 달리, 인공와우 이식은 환자를 위해 소리를 처리하고 최적화해 손상된 와우의 기능을 대체하고 직접적으로 청각 신경을 자극해 줍니다.


최근 인공와우 재수술의 사례 대부분이 '기기 문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팀은 지난 2001년 10월부터 2019년 3월 사이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자 925명을 분석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재수술을 받은 환자는 모두 43명으로 전체 수술 환자 가운데 4.6%였습니다. 재수술 원인은 다양했지만 65%가 기기 고장 때문이었습니다.

문 교수는 "고·심도 난청 환자들은 인공와우를 통해 난청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일부 환자에서 재수술을 받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인공와우 수술 초기에 비해 최근에는 재수술률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기기 제조기술의 발전 및 수술 기법의 향상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수술 환자들의 경우 최초 수술 후 평균 2.4년이 지났을 무렵 인공와우 기기에 문제가 생겨 재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술 후 10년까지 기기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확률은 96%였습니다. 대규모 리콜이 되었던 기기를 제외할 경우 이 비율은 98%로 향상됐습니다. 당시 일부 제조사에서 삽입된 인공와우 제품에 습기가 차는 등의 이유로 리콜을 진행했습니다. 또 기기 자체가 기본적으로 민감하다 보니 기기가 이식된 머리 부위의 외상 등 외부 환경 자극에 강하게 노출되어 이상을 일으켰을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공와우 이식수술 후에는 내부 장치는 고장나지 않을 경우 평생 사용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연구팀은 이 기간 4개 제조사 13개 제품이 이식에 쓰였지만 제조업체나 제품에 따른 재수술률의 차이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07년부터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인공와우 수술 전 보청기 대여, 수술 전 검사비와 수술비, 재활 치료비 등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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