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인삼·현초·건칠이 면역세포 정상 활동 돕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4 15:45

수정 2020.06.04 15:45

한약학연구원, 차세대 면역항암제 가능성 확인
면역관문을 차단하는데 효과가 있는 한약재. '인삼'(왼쪽)과 이질풀의 여름철 줄기와 잎을 말린 생약인 '현초'(가운데), 옻나무의 줄기에 상처를 입혀 흘러나온 수액(樹液)을 건조한 덩어리 '건칠'. 한의학연구원 제공
면역관문을 차단하는데 효과가 있는 한약재. '인삼'(왼쪽)과 이질풀의 여름철 줄기와 잎을 말린 생약인 '현초'(가운데), 옻나무의 줄기에 상처를 입혀 흘러나온 수액(樹液)을 건조한 덩어리 '건칠'. 한의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한약재인 인삼, 현초, 건칠이 차세대 항암제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면역관문은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기위한 메커니즘이다. 암세포는 이 메커니즘을 역이용해 면역세포가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게 한다. 연구진은 이 한약재가 면역관문을 차단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기술응용센터 정환석 박사 연구팀이 한약재에서 면역세포가 정상 활동을 하도록 돕는 성분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삼 내 성분인 사포닌 Rg3과 컴파운드 케이(C-K)가 면역관문 단백질 분자결합을 각각 최대 60%, 67% 억제했다. 현초 내 성분 역시 면역관문 단백질 분자결합을 60%까지 억제했다.

항암치료제로 한방 병·의원 등 임상에서 많이 쓰이는 건칠 역시 면역관문 차단 효능을 보였는데, 면역관문 단백질은 물론 백혈구를 억제시키는 CTLA-4도 차단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암의 회피성을 차단시키는 '면역항암제' 치료법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는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용한다는 점은 물론 정상세포 파괴 및 내성 등 기존 치료제가 지닌 부작용을 대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역시 20%의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으며 높은 비용과 면역과민 반응 등의 부작용으로 보다 안전하고 우수한 효능의 신소재 탐색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기존 면역항암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 발굴을 위해 1000여 종의 한의소재를 시험관 내 실험을 통해 탐색했다. 그 결과 인삼, 건칠, 현초가 면역관문을 자극하는 분자결합을 억제시킨다는 사실과 그 유효성분을 확인했다.

정환석 박사는 "이 연구는 한약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면역관문 차단제 개발 연구"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에 다양한 한약이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Molecules)' 및 '분자과학 국제저널'에 게재 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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