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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과 음식] '이열치열' 보양식, 고열량 주의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6 16:04

수정 2020.06.06 16:04

[질환과 음식] '이열치열' 보양식, 고열량 주의해야


[파이낸셜뉴스] 여름철에는 자연스럽게 찬 음식을 찾게 된다. 이 때 감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져 조심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여름은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번식이 쉽게 일어나 찬 음식을 많이 먹다보면 감염성 설사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찬 음식은 비가열 음식이 많다. 이 경우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
차가운 음식은 바이러스성 위염,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을 일으켜 설사를 유발한다. 설사가 있을 경우 감염성 질환을 의심해봐야 하는 이유이다.

찬물, 끓여 식혀 마셔야
여름철에는 음식뿐 아니라 찬물을 그대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이 때도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돼 수인성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찬 물을 마시고 싶다면 일단 끓인 후 식혀 마시는게 좋다.

음식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인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철 음식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기사를 언론보도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이는 육수가 대장균에 직접 노출됐다기 보다는 조리사의 손에 의해 감염됐을 확률이 높다. 대장균은 장 속에 사는 세균으로 화장실을 다녀 온 후 씻지 않은 손에 의해 오염됐을 확률이 높다.

잘못 보관된 음식에도 세균이 자라거나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음식을 차게 먹을 때는 찬물과 같이 반드시 한번 끓여서 식힌 후에 먹는게 좋다. 또 식혀 놓은 음식이라도 외부에 너무 오랫동안 방치하면 여름철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빠르게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열된 음식을 비가열 음식과 함께 보관하는 것도 세균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냉장고에 넣어 둔 음식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냉장고에 두더라도 음식물 안에 있던 세균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증식할 수 있다"며 "냉장고에서 꺼낸 음식도 가열해 먹고, 조리 시 손 위생 관리 및 칼이나 도마 같은 식기 위생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고열량·고지방식으로 주의
여름철에는 소위 삼계탕, 오리고기 같은 '이열치열(以熱治熱)'식의 보양식을 즐겨찾는다.

이열치열의 원리는 첫 번째로 뜨거운 음식을 먹어 땀을 낸 후 땀을 식혀서 체온을 낮춘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체온을 조절하는 정교한 시스템이 있으며, 이 중 땀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땀이 흐르고, 피부 표면에 있는 땀이 마르면서 체온을 뺏어가서 시원한 기분이 들 수 있다. 보양식 중 뜨거운 음식이 많은 것도 이 같은 이유이다.

또 따뜻한 음식은 말초 피부혈관을 늘려 혈관의 외부 노출 면적을 늘려준다.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므로 전체 혈관 면적이 늘어나면 외부 노출 면적 증가로 보다 많은 체온이 외부로 방출될 수 있다. 체온 보다 외부 기온이 낮을 때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여름철에는 체온이 상승하면서 시상하부 온도 증가로 포만감을 쉽게 느낄 수 있게 된다"며 "이처럼 떨어진 입맛으로 과거 영양분 섭취가 부족해질 것을 우려해 만들어진 것이 보양식으로 영양섭취가 충분한 현대인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보양식이 고단백이나 고지방식으로 비만하거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

단, 여름철에 별도의 수분 보충은 매우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많은 땀을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또 땀을 통해 배출되는 미네랄 성분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다.
건강한 사람뿐 아니라 만성질환자라면 수분 보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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