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름철에는 자연스럽게 찬 음식을 찾게 된다. 이 때 감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져 조심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여름은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번식이 쉽게 일어나 찬 음식을 많이 먹다보면 감염성 설사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찬 음식은 비가열 음식이 많다. 이 경우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 차가운 음식은 바이러스성 위염,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을 일으켜 설사를 유발한다. 설사가 있을 경우 감염성 질환을 의심해봐야 하는 이유이다.
■찬물, 끓여 식혀 마셔야
여름철에는 음식뿐 아니라 찬물을 그대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이 때도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돼 수인성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찬 물을 마시고 싶다면 일단 끓인 후 식혀 마시는게 좋다.
음식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인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철 음식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기사를 언론보도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이는 육수가 대장균에 직접 노출됐다기 보다는 조리사의 손에 의해 감염됐을 확률이 높다. 대장균은 장 속에 사는 세균으로 화장실을 다녀 온 후 씻지 않은 손에 의해 오염됐을 확률이 높다.
잘못 보관된 음식에도 세균이 자라거나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음식을 차게 먹을 때는 찬물과 같이 반드시 한번 끓여서 식힌 후에 먹는게 좋다. 또 식혀 놓은 음식이라도 외부에 너무 오랫동안 방치하면 여름철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빠르게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열된 음식을 비가열 음식과 함께 보관하는 것도 세균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냉장고에 넣어 둔 음식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냉장고에 두더라도 음식물 안에 있던 세균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증식할 수 있다"며 "냉장고에서 꺼낸 음식도 가열해 먹고, 조리 시 손 위생 관리 및 칼이나 도마 같은 식기 위생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고열량·고지방식으로 주의
여름철에는 소위 삼계탕, 오리고기 같은 '이열치열(以熱治熱)'식의 보양식을 즐겨찾는다.
이열치열의 원리는 첫 번째로 뜨거운 음식을 먹어 땀을 낸 후 땀을 식혀서 체온을 낮춘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체온을 조절하는 정교한 시스템이 있으며, 이 중 땀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땀이 흐르고, 피부 표면에 있는 땀이 마르면서 체온을 뺏어가서 시원한 기분이 들 수 있다. 보양식 중 뜨거운 음식이 많은 것도 이 같은 이유이다.
또 따뜻한 음식은 말초 피부혈관을 늘려 혈관의 외부 노출 면적을 늘려준다.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므로 전체 혈관 면적이 늘어나면 외부 노출 면적 증가로 보다 많은 체온이 외부로 방출될 수 있다. 체온 보다 외부 기온이 낮을 때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여름철에는 체온이 상승하면서 시상하부 온도 증가로 포만감을 쉽게 느낄 수 있게 된다"며 "이처럼 떨어진 입맛으로 과거 영양분 섭취가 부족해질 것을 우려해 만들어진 것이 보양식으로 영양섭취가 충분한 현대인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보양식이 고단백이나 고지방식으로 비만하거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
단, 여름철에 별도의 수분 보충은 매우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많은 땀을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또 땀을 통해 배출되는 미네랄 성분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다. 건강한 사람뿐 아니라 만성질환자라면 수분 보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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