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원순 "고용보험이 더 정의" vs 이재명 "기본소득 필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7 21:28

수정 2020.06.07 21:28

대권 잠룡 '복지 아젠다' 대결
朴, 李 겨냥 SNS서 견해 밝혀
"1000만원 월급쟁이도 5만원?
취약계층 돕는게 정의·평등맞아"
'대권 잠룡'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국민 고용보험'과 '전국민 기본소득'을 앞세우며 정면 격돌하고 있다.

박 시장이 이 지사가 밀고 있는 기본소득을 '정의롭지 못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자신이 내세운 '전국민고용보험'이 21세기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한 것.

전국민고용보험과 전국민기본소득은 박 시장과 이 지사가 최근 들어 각각 핵심으로 밀고 있는 정책들이다.

■모두 똑같이 5만원… 이게 정의인가

박 시장은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 국민기본소득'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전 국민 고용보험' 이 보다 정의로운 정책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박 시장은 "우리에게 24조원의 예산이 있다고 가정하자"라며 "전국민 기본소득의 경우, 24조원으로 실직자와 대기업 정규직에게 똑같이 월 5만원씩 지급하면 1년 기준 60만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민 고용보험의 경우, 24조원으로 실직자에게 월 100만원씩 지급한다면 1년 기준 1200만원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끼니 걱정하는 실직자와 월 1000만원 가까이 버는 대기업 정규직이 똑같이 5만원씩 받는것과, 실직자에게 매월 100만원을 지급하는 것 중 어느것이 정의로운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재난과 위기는 가난한 이들과 취약 계층에 가장 먼저오기 마련이다. 더 큰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지원과 도움을 줘야 마땅하다"라며 "그것이 정의와 평등에 맞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이런 지적은 이 지사가 SNS 등을 통해 연일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데 따른 반박이다. 이 지사는 지난 5~6일에 걸쳐 "증세나 재정 건전성 훼손 없이 기본소득 지급이 가능하다"며 "첫해에 연 20만원으로 시작해 수년 내에 연 50만원까지 만들면 연간 재정부담은 10조~25조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살얼음판 긴장관계, 결국 충돌

박 시장과 이 지사의 SNS 설전을 놓고 일각에서는 그간 아슬아슬 긴장관계를 유지하던 두 라이벌 사이에 첫번째 격돌이 벌어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 시장과 이 지사는 둘 다 잠재적 대권 후보다. 인권변호사 출신에 여의도 국회 경험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그간 서울시와 경기도는 청년취업이나 창업 등의 분야에서 서로 유사한 정책들을 내놓으며 묘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단초를 제공한 '신천지교'에 대한 후속 조치 과정에서, 박 시장과 이 지사는 경쟁적으로 고강도 제재를 쏟아내기도 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 시장과 이 지사가)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서로 정치적·정책적 선명성을 드러내야 할 시기가 곧 임박하고 있다"라며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두사람에게 주어진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의 '전국민 고용보험론'은 청와대와도 맥을 같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취임 3주년 연설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다"라며 박 시장과 같은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지사가 밀고 있는 기본 소득과 관련해서는 최근 청와대가 "아직 논의 한바 없다"라고 언급하는 등, 아직 여권과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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