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한때 외모나 몸매, 나이에 강박증처럼 집착했죠"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8 10:22

수정 2020.06.09 09:27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아내 콘스탄체 역 
두 차례 아이돌 그룹 해체 아픔 딛고 뮤지컬 배우로 성장 
[서울=뉴시스] 해나. 2020.04.13.(사진 = 팔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해나. 2020.04.13.(사진 = 팔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했죠. 실용음악과에 간 것도 아이돌 데뷔한 것도 노래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이젠 뮤지컬을 잘하고 싶어요. 가창과 연기력이 요구되는 뮤지컬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모차르트!’에서 아내 콘스탄체 역을 맡은 해나는 2013년 아이돌 그룹 ‘키스 앤 크라이’로 데뷔했으나 해체의 아픔을 겪었다. 2014년 ‘슈퍼스타K6’에 출전한 후 2016년 다시 아이돌 그룹 ‘마틸다’로 데뷔했지만 역시 해체 수순을 밟았다. 해체 후 침잠한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지킬 앤 하이드’ 오디션이었다. 윤공주, 아이비와 함께 루시 역을 따낸 그는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와 한 무대서 노래했다. 2018년 11월이었다. 2019년 연말에 개막한 ‘보디가드’에선 뮤지컬 대선배 김선영과 가수로 유명한 박기영, 손승연과 함께 주역을 소화했다.

‘모차르트!’는 ‘보디가드’ 공연 중 오디션을 보고 한차례 고배 끝에 캐스팅됐다.
해나는 “평소 정선아 선배가 ‘모차르트!’에서 부른 ‘난 예술가의 아내라’를 즐겨 불렀기에 꼭 출연하고 싶었다”고 즐거워했다.

20대의 힘든 나날들은 지금의 해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해나는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겸손함을 갖게 됐다”며 “지금은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정말 감사하고 꿈만 같다”고 했다. “아이돌 활동 당시 멤버들과 값진 시간을 보냈고 그 시간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인데, 뮤지컬 배우가 된 지금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아이돌 할 때는 외모나 몸매, 나이에 강박증처럼 집착했죠. 내가 그때 28살이었는데 갓 데뷔한 친구와 띠 동갑인 경우도 있었어요. 자존감이 바닥을 쳤죠. 그런데 뮤지컬계로 오니까 자기관리 잘한 대선배들이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봤어요. 나이의 장벽이 무너졌죠.”

그는 “무대에 오르면서 마치 심리치료를 받은 것 같았다”고 했다. “여기선 내가 노력한 만큼 보상이 왔죠. 선배들이 성원해줘서 방송 활동할 때보다 마음이 편하고, 더 열심히 살고 싶어졌어요.”

‘모차르트!’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섬세하면서 역동적인 드라마로 풀어낸 작품. 주인공 모차르트 역에는 김준수와 박강현, 박은태가 이름을 올렸고 그의 아내 콘스탄체 역에 김소향, 김연지, 해나가 함께 한다.

해나는 “김준수가 예술가처럼 정열적이라면 박은태 오빠는 달콤하고 박강현은 장난스러운 면이 강하다”며 “셋 다 여러 매력을 두루두루 갖췄다”고 비교했다. “콘스탄체는 예술가의 아내로서 남편에게 영감을 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면서 한편으론 남편이 음악에 빠질수록 외로움이 커지죠.” 그는 “콘스탄체가 등장하는 짧은 시간 그녀의 감정을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하지 고민 중인데 이 과정이 힘들면서도 재미있다”며 “나는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천천히 답을 찾아가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모차르트!’는 애초 11일 개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16일로 조정됐다.
“배우들이 개막이 불투명해진 상태에서 ‘예행 연습을 하고 정말 눈시울이 붉어졌었죠. 이후 16일부터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소중한 공연인지 알기에,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후회하지 않을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나 역시 온전히 감동을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6월 16일~8월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왼쪽부터 강경준, 김선영, 손승연, 해나, 박기영, 이동건. (사진 = CJ ENM 제공)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강경준, 김선영, 손승연, 해나, 박기영, 이동건. (사진 = CJ ENM 제공) /사진=뉴시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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