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원 교대 못하고
봉쇄된 항구 많아 공급망 흔들
컨테이너 운송 수요 줄었지만
공급도 함께 줄면서 운임은 상승
봉쇄된 항구 많아 공급망 흔들
컨테이너 운송 수요 줄었지만
공급도 함께 줄면서 운임은 상승
■선원 교대 못해 공급망 붕괴위기
FT는 현재 전 세계 9만6000여척 상선의 선원 180만명 중 20% 이상이 근무교대를 못하고 발이 묶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선원들의 해상근무 계약기간을 임시로 연장한 비상조치가 종료되는 오는 16일 이후에는 운항거부에 나서는 선박이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해사노동협약에 따르면 12개월 이상 승선한 선원은 강제 퇴선해야 한다. 규정 위반 시 선박도 제재를 받게 된다. 선사들은 규정 준수를 위해 선원들의 승선기간을 10개월 이내로 계약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입항이 거부되거나 교대 인력을 받지 못해 12개월을 초과근무하는 선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세계 선장들의 모임인 국제선장협회연맹(IFSMA)의 짐 스코어 사무총장은 "일부 선원들은 15개월가량 바다에 묶여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선박소유주·해운사 모임인 국제해운회의소(ICS)의 가이 플래튼 사무총장도 "이 문제는 시한폭탄"이라면서 "공급망(해상물류) 붕괴위기 역시 높아지게 됐다"고 경고했다.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에 따르면 국제 해운은 국제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세계 수출입물량의 약 80%가 유조선, 화물선, 벌크선 등을 통해 해상으로 운송된다.
국제사회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적 등록건수가 세계 최다국인 파나마 해사국의 경우 8일 성명을 통해 지난 3월 이후 파나마 해역에서 3712명의 선원과 승객들을 고국으로 돌려보냈지만 해상 환승이나 전용기 투입으로도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제해사기구(IMO)는 선원 교대를 위한 12단계 규정을 각국에 제안했다. 규정에는 선원을 '필수 노동자'로 지정해 여행을 자유롭게 허가하고 항해서류를 신분증으로 활용하는 내용 등이 담겼지만, 시행까지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운수요·공급 동시 하강
해운시장의 운송가격은 수요감소에도 공급 마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영국 해사 컨설팅업체 드류리가 집계한 세계 컨테이너지수는 지난 4일 기준으로 12.2m 길이 컨테이너(FEU·2TEU) 1개당 1686.71달러(약 203만원)였다. 컨테이너지수는 세계 8대 주요 운송로의 평균 운송료를 합산한 지수로 4일까지 1주일간 7% 상승했다. 유럽 해운매체 헬레닉시핑뉴스에 따르면 세계 4위 해운사인 프랑스 CMA CGM은 8일 발표에서 세계 해운 물동량이 지난 1·4분기와 2·4분기에 각각 전년동기 대비 4.6%, 15% 줄었지만 이제 바닥을 찍고 오를 일만 남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해운 수요 감소로 단기 회복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독일 선사 하파그로이드의 롤프 하벤 얀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중국과 유럽 간 물동량 감소를 지적하고 "업계 전반을 통틀어 15~20% 물동량이 줄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캐나다 물류정보업체 데카르트에 따르면 1~5월 사이 미국 항구에 도착한 의류와 가구 컨테이너 숫자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 12%씩 감소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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