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30분 공방 끝' 이재용 서울구치소 이동...9일 새벽 결과

불법 경영승계 의혹 등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구속 갈림길에 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8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운명의 향방은 9일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께 까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심사를 진행했다. 이후 원 부장판사는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에 대한 구속심사를 이어 진행했다.

법원을 나온 이 부회장은 약간 굳은 표정으로 심사에서 어떤 내용을 소명했는지, 마지막까지 혐의를 부인했는지, 최후진술 때 어떤 말을 했는지, 합병과정에 불법적 지시를 내리거나 직원들에게 관련 보고를 받은 적 있는지, 증거인멸 혐의를 부인했는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차량에 올랐다.

피의자 심문절차가 끝난 이 부회장 등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심사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검찰이 준비한 영장청구서가 각각 150쪽에 달했고, 수사기록은 20만쪽 분량이었기 때문에 예상대로 구속심사는 오랜 시간 이어졌다. 낮 12시를 조금 넘겨 오전 심리가 마무리됐고, 이후 점심식사를 마친 양측은 오후 2시부터 다시 심리를 진행했다.

검찰은 미리 준비한 프레젠테이션(PT) 자료, 수사를 통해 확보한 미래전략실 문건 등의 증거,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행위를 미리 보고 받거나 지시했다는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주장 역시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이 합병과 관련 불법적인 내용을 보고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고, 오랜 수사로 대부분의 증거가 수집됐다는 점에서 증거인멸의 우려 역시 없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일 삼성전자는 합병·승계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공소제기의 타당성을 판단해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을 했다.

기소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검찰보다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하지만 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을 받아들이면 삼성 측에서 제기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은 사실상 의미가 사라진다.

만일 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한다면 수사심의위의 결정에 다시 한번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mail] 최재성 기자